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성희롱 발언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인 가운데 이를 겨냥한 박지현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하루 1만여통의 비판 문자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 내에서도 박 위원장에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와 옹호하는 목소리가 엇갈려 나왔다.
박 위원장은 5일 MBC라디오 ‘표창원의 뉴스 하이킥’을 통해 최 의원에 사과를 요구하고 “(민주당 지지자들로부터) 문자가 거의 하루에 1만개씩 올만큼 많은 비난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민주당이 지금 쇄신해야 하는데 당이 어려울 때 내부 총질하지 말고 무조건 가만히 있어야 한다면 쇄신은 언제 하겠는가”라며 “쇄신과 변화에 앞정서야 할 비대위원장으로서 최 의원 발언을 제보받고 당에서 정한 절차에 따른 조사를 지시한 건 당연했다”고 말했다.
앞서 최 의원은 지난 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과 온라인 화상회의를 하던 중 김남국 의원이 화면에 모습을 보이지 않자 성희롱성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최 의원 측은 성적 비속어가 아닌 ‘혼자 짤짤이를 하고 있냐’고 물었을 뿐이라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확산했다.
최 의원은 지난 4일 민주당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리고 “의도한 바는 아니었을지라도 저의 발언으로 정신적인 고통을 입으신 우리 당 보좌진님들께 사과드린다”며 “앞으로 공사의 자리를 불문하고 정치인으로서 모든 발언과 행동에 더욱 신중을 기하겠다는 점을 약속드린다”고 했다.
이후 최 의원은 자신을 민주당 소속 여성 보좌진이라고 주장하는 인물이 썼다는 ‘박 위원장의 태도에 동의하지 않는다. 최 의원에게 응원과 지지를 보낸다’는 취지의 글을 SNS에 공유하며 ‘고맙습니다’라고 썼다.
최 의원의 언급에 박 위원장은 SNS를 통해 최 의원의 사과를 두고 “최강욱 의원이 성적 불쾌감을 일으키는 부적절한 발언을 한 것이 사실임을 인정한 것으로 수용하겠다”며 “우리는 세 광역단체장의 성범죄로 5년 만에 정권을 반납했던 뼈아픈 사실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된다. 이번 일을 계기로 민주당이 왜 상식으로부터 고립되어 왔는지, 왜 재집권에 실패했는지, 왜 국민의 마음으로부터 멀어졌는지, 깨달아야 한다”고 적었다.
이에 친여 성향의 맛 칼럼리스트 황교익씨는 SNS에 “어불어민주당이 개혁을 한다고 비상대책위를 꾸리더니 파쇼 정당으로 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다른 글을 통해 “박 위원장의 입장문을 보았다. 최 의원의 말에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는 일부 주장을 어떤 증거도 없이 사실로 받아들였다”며 “박 위원장은 사건의 실체를 읽어낼 만한 능력이 없다. 자신이 편협한 사고를 할 수 있다는 도덕적 성찰도 없다. 더불어민주당이 비상한 상황을 돌파할만한 인물이 못된다”며 사퇴를 요구했다.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 출신 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도 SNS에 “박지현은 자신의 선입견을 진실로 단정하고 남의 말을 멋대로 곡해하는 망동을 천연덕스럽게 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반면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박 위원장을 옹호하는 의견을 냈다.
이 의원은 SNS를 통해 ‘박지현 비대위원장을 옹호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최강욱 의원은 (성희롱성 발언에 대해) 가벼운 농담이라고 했고, 진실 공방 속에서 언론 등 외부에 내부 회의 내용을 흘린 사람이 누구인가를 밝혀내려는 움직임 속에서 2차 가해 논란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의원은 “사과가 먼저 필요한 일이면 사과하면 된다. 특정 용어에 대부분이 불쾌했다고 들었다면 사과하면 되고, 설혹 상대방이 잘못 들었다 해도 사과가 우선이다”라며 “최강욱 의원은 '의도한 바는 아니지만'이라는 용어로 사과문을 시작했고, SNS상에서 (문제를 제기한) 박 위원장을 비난하는 사람들에게 '고맙다'는 문장을 적고 있다”고 지적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