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안 부럽다…임영웅 초동 110만장 이끈 5060 팬덤

BTS 안 부럽다…임영웅 초동 110만장 이끈 5060 팬덤

기사승인 2022-05-10 17:54:12
지난 4~6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가수 임영웅 콘서트. 물고기뮤직

110만2000여장. 가수 임영웅의 정규 1집 ‘아임 히어로’(IM HERO)가 발매 일주일 간 판매된 물량이다. 2000년대 데뷔한 솔로 가수 중 가장 많다. 아이돌 그룹과 비교해 봐도 방탄소년단, NCT 드림, 세븐틴에 이어 네 번째로 높은 기록이다. 팬들의 구매 열기가 얼마나 뜨거웠는지, 임영웅 음반을 유통한 드림어스컴퍼니 측이 “예약 판매를 시작한 지난달 1일엔 팬들이 다수 몰려 온라인 판매 페이지 서버가 폭주했다”고 했을 정도다.

TV조선 ‘내일은 미스터트롯’에서 시작된 임영웅 열풍은 음반·음원 차트로도 이어졌다. 9일 가온차트에 따르면 ‘아임 히어로’는 지난 1~7일 주간 소매 음반 차트에서 정상에 올랐다. 타이틀곡 ‘다시 만날 수 있을까’는 24시간 누적 이용량으로 순위를 매기는 멜론 24히츠에서 한 자릿수 순위를 지키고 있고, ‘무지개’ ‘손이 참 곱던 그대’ ‘아비앙또’(A bientot) 등 수록곡도 톱100 안에 들었다. ‘다시 만날 수 있을까’와 ‘우리들의 블루스’ 뮤직비디오는 유튜브 인기 뮤비 차트에서 각각 3위와 6위(4월29일~5월5일 기준)를 차지했다.

KBS2 ‘주접이 풍년’에 등장한 가수 송가인 팬클럽 회원들. 해당 방송 캡처 

음악 차트에 지각 변동을 일으킨 이들은 5060세대, 특히 사회 활동이 활발한 활동적 장년(액티브 시니어)이다. 음악 시장 주요 소비층에서 밀려났던 이들이 ‘내일은 미스(터)트롯’ 시리즈를 계기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가 지난달 발표한 자사 고객 소비데이터 분석 결과에 따르면, 음원 스트리밍 이용자들 가운데 50대 이상인 세대의 비율이 2019년 7%에서 지난해 11%로 늘었다. 유튜브 애플리케이션을 가장 많이 이용하는 세대도 50대인 것으로 지난해 1월 와이즈앱·와이즈리테일 조사에서 드러났다.

이들은 음반 시장에서 이미 ‘큰 손’으로 통한다. 초동 110만장 기록을 쓴 임영웅 외에도 가수 김호중의 정규음반 ‘우리가(家)’는 누적 판매량 53만장을 돌파했다. 가수 정동원과 이찬원이 ‘미스터트롯’ 출연 이후 낸 음반도 각각 10만장 넘게 팔렸다. 시니어 팬덤은 오프라인 활동에도 열심이다. 물고기뮤직에 따르면 임영웅이 지난 6~8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연 콘서트에는2만3000여명이 다녀갔다. 경남 창원과 광주에서 여는 공연도 일찌감치 매진됐다. 5060 세대의 관심사는 트로트에 한정되지 않는다. 인터파크에 따르면 지난달 열린 TV조선 ‘내일은 국민가수’ 서울 공연 예매자의 16.7%가 50대였다. JTBC ‘싱어게인’, ‘팬텀싱어’ 시리즈 출신 가수들 역시 두터운 시니어 팬덤을 자랑한다.

김진우 가온차트 수석연구원은 “임영웅의 ‘아임 히어로’ 음반은 발라드에 가깝고, 김호중도 클래식 음반을 두 장 내 각각 20만장대 판매량을 기록했다”며 “이들 인기가 트로트 붐 때문만은 아니라는 의미”라고 짚었다. 또 “연령대가 높은 음악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팬덤 문화가 형성되고 있다”며 “한국이 조만간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는 만큼, 고연령대 소비자를 중심으로 한 팬덤 규모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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