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국제 의용군으로 참전 중인 해군특수전단 대위 출신 이근씨가 부상을 당해 군 병원에서 치료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외신들이 그의 근황을 공개해 화제다.
16일 동유럽 매체 ‘비셰그라드24’는 트위터에 총을 들고 미소를 짓고 있는 이씨의 사진을 공개했다.
매체는 “한국 해군특수전단 출신인 켄 리(이씨의 미국 이름)는 우크라이나에서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으며 러시아를 공격하느라 여전히 바쁘다”고 근황을 전하면서 게시글 하단에 한국 국기와 우크라이나 국기 이모티콘을 나란히 남겼다. 다만 이씨의 건강한 모습이 찍힌 시점은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전날 락실 게시판에 매니저는 “이근 전 대위가 최근 적지에서 특수정찰 임무를 지휘하다가 부상을 입었다. 임무를 성공적으로 끝낸 후에 군 병원에 입원한 상태임을 알려드린다”고 주장한 바 있다.
비셰그라드24가 이날 SNS에 공유한 사진은 지난 14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매체 노보예브레먀(New Times)가 부상을 입고 군 병원에 입원한 이씨를 인터뷰한 기사에도 실린 사진이다.
이씨는 인터뷰에서 “한국의 특수부대원으로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소말리아에서 인질 구출 작전 등 많은 대테러 작전을 수행했다”며 “지금은 우크라이나 이르핀에서 러시아군과 싸우다 다쳐 군 병원에서 검사를 위해 며칠을 보내야 한다”고 했다.
그는 3월초 겪었던 추운 날씨와 영양분이 충분하지 않은 전투식량 상황을 어려움으로 꼽았다. 러시아와의 전쟁 중에도 화를 내지 않고 외국인에게 친절한 우크라이나 사람들에 감명받았다고도 전했다.
이씨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을 세계대전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포기하는 사람이 아니고 우크라이나도 포기하지 않는다. 전쟁은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이 씨는 “나는 언젠가 집(한국)으로 돌아가 재정비를 해야 할 것이 분명하다. 더 나은 장비를 사고 더 잘 준비하고 다시 돌아와야 한다. 우크라이나가 승리할 때까지 내 할 일을 계속할 거다”라며 “문제는 우크라이나 체류가 고국에서는 불법으로 간주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법은 너무 이상하다. 내가 돌아가면 이 전쟁에 참전했다는 이유만으로 공항에서 체포하려 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정부로부터 몇 통의 서신을 받을 계획이며 법정에서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이씨는 “감옥에 갇힐 위험이 있음에도 나는 여전히 올바른 결정을 내렸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씨의 근황을 알린 비셰그라드24 SNS에는 그를 향한 응원 댓글이 줄을 잇고 있다.
한 누리꾼은 “외국 땅을 위해 무기를 든다는 것은 아주 특별한 용기가 필요한 것은 분명하다”며 “국제의용군으로 자원한 모든 군인들을 존경하며 안전을 기도한다”고 했다.
또 다른 누리꾼들도 “안전하다는 소식을 들으니 정말 기쁘다” “서울에서 온 용감한 영혼” “우크라이나를 위해 하고 있는 일에 감사하다” 등의 의견을 남겼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