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전 종식을 알리며 32년 전 모스크바에 첫 매장을 연 맥도날드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러시아 시장에서 철수한다.
16일(현지시각) 로이터·AP·BBC 등 외신에 따르면 맥도날드의 크리스 캠프진스키 최고경영자는 이날 직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일부는 음식에 대한 접근을 제공하고 수만 명의 일반 시민들을 계속 고영하는 것이 옳은 일이라고 주장할 수 있다”면서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인도주의적 위기를 무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맥도날드는 러시아 전체 점포 중 84%를 직영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6만2000여명의 직원을 고용해 왔다. 맥도날드는 이들을 인수할 구매자를 찾고 거래가 종료될 때까지 해당 직원들에게 계속 급여를 지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맥도날드는 지난 3월 우크라이나 사태로 정상적 사업 운영이 불가능하다면서 러시아 내 영업점을 일시 폐쇄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로 인해 맥도날드는 매달 5500만달러의 손실을 봤으며, 1억달러 이상이 폐기 음식 등 정리 비용으로 쓰였다.
맥도날드는 러시아에서 상징하는 의미가 크다. 옛 소련 해체 직전인 1990년 모스크바에 문을 연 맥도날드는 냉전 종식과 미국식 자본주의의 상징과도 같았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국제적 비난과 제재를 촉발했다.
다른 글로벌 기업들도 러시아에서 발을 빼고 있다. 르노는 모스크바에 위치한 공장 '르노 로시야'의 지분 과반수 지분을 모스크바시에 이전했다. 보유 중이던 러시아 자동차기업 아브토바스의 지분 68%도 러시아 국영 자동차개발연구소인 NAMI에 넘겼다.
스타벅스, 코카콜라, 리바이스, 애플 등 수백개의 글로블 브랜드도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를 떠나거나 판매를 중단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