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귀던 여성을 폭행하고 신체를 불법 촬영한 혐의로 기소된 가수 겸 작곡가 정바비가 법정에 선 날, SNS에선 ‘정바비가 작곡한 노래를 음반에서 삭제하라’는 글이 줄지어 올라왔다.
서울서부지법 형사6단독(공상봉 판사)은 25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등이용촬영·반포 등) 등 혐의로 기소된 정바비의 세 번째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공판은 비공개로 열렸다.
재판 전후로 SNS에는 해시태그 ‘정바비_참여곡_삭제해’ ‘정바비_아웃’을 단 글이 1만 건 가까이 쏟아졌다. 방탄소년단이 다음 달 발매하는 새 음반에 정바비가 작곡에 참여한 노래를 빼야 한다는 주장이다.
문제가 된 노래는 ‘필터’(Filter)다. 웨덴 작곡가 톰 비클룬드와 방시혁 하이브 의장, 정바비, 형광소년 등이 함께 만들었다. 방탄소년단은 2020년 2월 발매한 이 곡을 신보에 재수록하기로 했다. 일부 팬들은 ‘정바비가 불법촬영 등 혐의로 재판 받는 와중에 그가 참여한 노래를 음반에 실어서는 안 된다’면서 신보 예약 주문을 취소하는 등 불매 운동을 벌이고 있다.
정바비는 2019년 7월 20대 가수 지망생이자 연인의 신체부위를 불법 촬영한 혐의, 2020년 7월부터 같은 9월까지 또 다른 여성을 잡아당기고 폭행하며 불법 촬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정바비 측은 일부 폭행 혐의만 인정하고, 불법 촬영 혐의에 대해서는 ‘동영상 촬영 전 상대방에게 동의를 받았다’는 취지로 부인하고 있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