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매물이 지난 10일 정부의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조치 이후 3주 만에 크게 증가했다. 다만 늘어나는 매물이 무색할 정도로 실거래지수는 하락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잇따른 금리 인상과 강화된 대출 규제가 영향을 줬기 때문이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조치 1년 유예란 아파트 공시가격 인상에 따른 다주택자들의 양도세 부담을 덜어주고 유예 기간 내 주택 시장에 더 많은 매물을 저렴한 가격에 내놓도록 유도해 거래 활성화를 노린다는 취지다.
30일 부동산 데이터 전문업체 아실 조회 결과 수도권 아파트 매물이 양도세 중과 유예가 적용되고 20일 사이 최대 10% 가까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서울 구로구, 중구, 금천구의 매물이 각각 9.9%, 9.3%, 9.2% 증가했다. 이어 강서구, 서초구 아파트 매물이 각각 7.5%, 7.1%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 내 25개 구 가운데 매물이 감소한 곳은 종로구 단 한 곳이었다. 종로구는 지난 10일 대비 매물이 2.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빠른 시일 내에 주택을 처분하려는 급매물도 생겨났다. 30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 조회 결과 지난 2월 12억원에 거래된 서울 은평구의 한 아파트는 최근 10억원에 거래됐다. 노원·도봉·강북구의 일부 아파트 역시 지난해 대비 1억원 이상 하락한 가격에 거래됐다.
이렇게 매물은 늘어났지만 매매수급지수는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조사한 5월 넷째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지난주 대비 0.2 하락해 90.6을 기록했다. 매매수급지수가 100 아래면 주택 구매자보다 판매자가 많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해당 지수는 5월 들어 3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부동산114 여경희 연구원은 “일부 급매물이 좀 나오긴 했지만 서울시에서 기대했던 것만큼 가격이 낮은 매물들이 나오기는 어려운 상태”라며 “특히 강남 재건축 단지들은 나와있는 매물도 많지 않고 가격이 워낙 높아 진입이 어려워 그들만의 리그를 구축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여 연구원은 유예 기간 사이 실거래 지수 증가 여부에 대해 “거래가 그렇게 많이 일어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다만 무주택자들에 한해 실수요에 대한 정책적 배려들이 나오고 있고, 임대차 3법이 2년째를 맞이하는 여름에 갱신 계약을 마친 무주택자 가운데 일부가 매매로 전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금리가 계속 오르고 있어 폭발적인 거래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은 희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도 “매물이 나온다고 해도 자기 자본이 적을 경우에는 선뜻 매수에 나서기 쉽지 않다”며 “중과 유예로 매도자 입장에서도 여유가 생겨 당장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거나 매매가 많이 늘어날 것으로 보진 않는다”고 밝혔다.
실제 양도세 중과 유예 기간 사이 매물을 처분하고 싶은 다주택자는 발만 동동 굴리고 있는 실정이다. 경기 고양과 서울 은평구에 주택 두 채를 소유하고 있는 다주택자 A씨는 “양도세 중과 유예로 고양시에 있는 집을 내놓았지만 대출 규제 강화로 인해 매물이 쉽게 팔리지 않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향후 양도세 중과 유예가 1년 더 연장될지 여부에 대해서는 신중한 의견이 나왔다.
여경희 연구원은 “연장을 한다는 신호가 너무 일찍 나올 경우 주택 시장 활성화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일단 시장 상황을 지켜보는 것이 우선”이라고 밝혔다.
권대중 교수는 “더 이상 연장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며 “공급을 늘리는 차원에서 지금 정책이 시행됐지만 다주택자들이 지금 집을 내놓아야만 시장이 안정화되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향후 다주택자 임대 등록 유도 방안 등을 마련해 혜택을 주는 형식으로 시장에 주택을 공급하도록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로 조정대상지역 내 2채 이상의 주택을 소유한 다주택자는 주택을 팔 때 기본 양도세율(1주택자 양도세율) 최대 45%를 적용받는다. 중과가 유예되지 않았을 경우 다주택자는 기본 양도세율에 20~30% 중과를 적용받고 장기보유 특별공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지방세율까지 포함할 경우 규제 지역에서 집을 파는 다주택자에게 최고 82.5%의 중과된 양도세율이 적용된다. 장기보유 특별공제는 주택을 3년 이상 보유한 소유주를 대상으로 양도차익의 30%까지 공제를 보장하는 제도다. 현재 중과 유예로 다주택자들은 일반 과세 대상에 포함되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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