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이전 이후…대통령 경비단 ‘열악한 근무환경’ 논란

용산 이전 이후…대통령 경비단 ‘열악한 근무환경’ 논란

실탄 분실에 성추행 혐의까지…잇단 구설
대통령실 이전 후 “근무환경 악화, 피로 증가” 호소

기사승인 2022-05-31 08:46:49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입구에 흰색 제복을 입은 경찰 병력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용산구 대통령 집무실 일대 경비를 맡은 서울경찰청 101경비단이 잇단 구설에 올랐다. 이 가운데 경비단 근무 여건이 용산 집무실 이전 전과 비교해 크게 열악해졌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다. 

101경비단 3개 대대는 지난달 11일 대통령실 이전과 함께 국군 심리전단이 사용했던 3층짜리 건물로 입주했다. 하지만 건물 규모에 비해 인원이 많아 쉴 수 있는 공간은커녕 짐을 제대로 보관할 수 있는 공간마저 없다는 주장이 나왔다. 내달 청와대에서 남은 1개 대대가 넘어오면 공간은 더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MBC 보도에 따르면 해당 공간에는 개인장비를 보관할 전용 사물함과 옷장 등이 없어 단원들의 장비가 담긴 종이상자나 옷걸이, 신발과 가방과 같은 개인용품이 벽면과 바닥에 널려 있었다.

경비단 내부 대화방에선 “탄띠를 빌려 가신 분은 가져다 달라”, “모자와 신발 잘못 가져가신 분 갖다달라” 등의 글까지 올라오는 상황이다. 

휴게실 침상도 단 30여개뿐으로, 1개 대대가 120명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휴게 공간이 부족해 용산을 벗어나 청와대에서 기존 시설을 활용하라는 지침까지 나왔지만 내부에선 피로도가 높아졌다는 불평이 나온다. 경비단원들은 24시간 당직 근무를 할 때 ‘2시간 경비, 4시간 휴직’ 패턴을 4번 반복하는데 이 휴식 때 청와대까지 이동해 쉬고 오라 했다는 것이다.  

101경비단 관계자는 MBC에 “근무 끝나고 와서 피곤한데 또 그쪽(청와대)으로 넘어가야하는 상황이 직원들 입장에선 더 피곤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근무 강도도 높아졌다. 청와대를 이전하면서 외부인 감시 업무 등은 크게 늘었는데 대통령 시설 경비 담당 대대는 4개에서 3개로 줄어든 탓이다. 

101경비단 소속 경찰 A씨는 KBS에 “대통령 집무실을 경호하는 실질적인 인력을 줄었지만 해야 하는 일은 체감상 곱절로 늘었다”며  “최근 이전으로 인한 인테리아 공사 등으로 외부인 출입이 부쩍 늘었는데 전적으로 101경비대가 모든 걸 도맡아 일하고 있는 구조”라고 했다. 

불만이 누적되자 경비단 지휘부는 최근 단원들을 대상으로 실태파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101경비단은 잇단 구설에 휩싸여 ‘근무 기강 해이’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26일 101경비단 소속 B순경이 근무를 교대하는 과정에서 실탄 6발이 든 총알집을 통째로 분실했다. 경찰은 수색에 나섰지만 찾지 못했다. 

30일에는 101경비단 소속 C순경이 이달 중순께 수원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일반인 여성을 성추행한 혐의로 피소됐다. C순경은 서울 모 경찰서 소속 지구대로 전출 조치됐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임지혜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