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비같은 600만원” “왜 난 안주냐”…손실보전금 반응 ‘극과극’

“단비같은 600만원” “왜 난 안주냐”…손실보전금 반응 ‘극과극’

첫날 대상 80% 손실보전금 지급
후기 인증 봇물…작년말 폐업자 등 불만 쏟아져

기사승인 2022-05-31 13:54:17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당시인 2030년 8월 한산한 서울 남대문 시장 모습. 사진=박효상 기자

코로나19 방역 조치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자영업자가 최대 1000만원까지 손실보전금을 받을 수 있게 된 가운데 일각에서는 보상받지 못한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31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소상공인·자영업자 손실보전금 지급 이틀째인 이날 사업자등록번호 끝자리가 홀수인 162만개사를 대상으로 손실보전금 신청이 진행된다. 접수 첫날인 30일에는 사업자등록번호 끝자리 짝수 161만개사 중 80.7%가 손실보전금을 받았다. 

손실보전금 지원 대상은 지난해 12월15일 이전에 개업해 같은 달 31일 기준 영업 중이면서 매출액이 감소한 소상공인·소기업, 연 매출 10억원 초과~50억원 이하인 중기업이다.

전날 오후부터 손실보전금이 대상자들의 통장에 입금되면서 소상공인·자영업자들 사이에 엇갈린 반응이 나왔다. 

자영업자 김모씨(59)는 손실보전금 이야기에 함박웃음을 지었다. 전날 오후 4시께 손실보전금으로 600만원이 입금됐기 때문이다. 김씨는 “600만원이 입금되자마자 숨통이 트이는 것 같았다”며 “장사하는 사람들에겐 월말이 마감하는 시기라 가장 힘들다. 코로나19 여파로 힘든 월말 수금 시기 대출로 버텼다”고 했다. 

김씨는 “누군가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부가 손실보전금을 지급한다며 정치적이라 하지만 당장 급한 불을 꺼야 하는 장사꾼 입장에선 월말에 들어온 지원금이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 주로 활동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손실보전금 입금 인증과 함께 “속 시원하다” “오늘이 무슨 날인지 너무 좋다” “소중한 손실보전금” 등 반응이 잇따랐다. 한 자영업자는 “가뭄에 단비같은 600만원이 입금됐다”며 “비록 내일이면 월세, 관리비, 세금 등으로 다 빠져나가겠지만 지옥 같던 5월 요긴하게 쓸 것 같다”고 기뻐했다. 

반면 손실지원금 대상에서 빠져 “왜 나는 못 받느냐”는 반응도 이어지고 있다. 

경기도의 한 전통시장에서 생선가게를 운영하는 40대 박모씨는 “1·2차 방역지원금은 다 받았는데 이번 손실보전금을 못 받았다. 장사가 잘 된 것도 아닌데 왜 못 받는거냐”고 했다.

방역지원금의 경우 지난해 12월18일 이후 영업시간 제한 조치를 받은 사업체, 버팀목자금플러스, 희망회복자금 기지급 업체 등도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인정하고 지원 대상에 포함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국세청 신고 매출액을 기준으로 소득 감소 여부를 판별했다. 

전통시장에서 반찬가게를 운영하는 이모씨(53)도 “지원 대상 기준을 이해하기 어렵다”며 “실제 매출은 늘지도 않았는데 그간 정부·지자체가 카드 포인트로 재난지원금을 지급해 카드 매출만 늘었다”고 지적했다. 착시 현상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C씨는 “눈앞에 보이는 숫자(카드 매출)만 판단하니 억울한 면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말 이전 폐업해 지원 대상에서 빠진 데 대한 불만도 나온다. 세금 문제로 해를 넘기지 않고 폐업 신고를 한 자영업자들의 수가 적지 않은데 이를 고려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자영업자 커뮤니티에 한 자영업자는 “버티고 버티다 12월31일 폐업했다. 부가세 깔끔하게 하려고 날짜 잡아 정리했는데 정말 죽고 싶다”고 토로했다. 

전날부터 시작된 손실보전금 홀짝제는 이날까지 이틀간만 진행된다. 내달 1일부터는 홀짝 구분 없이 신청할 수 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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