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북한이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8발을 발사했다. 벌써 세 번째 미사일 도발을 겪은 윤석열 대통령은 이번 사태에 상시 대비태세 유지와 한·미 연합방위태세 강화를 주문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오늘 오전 9시 8분쯤부터 9시 43분쯤까지 북한이 순안국제공항을 포함 평양, 개천, 평북, 함흥 일대 등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SRBM 8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군 당국은 사거리와 고도 등 제원을 분석하고 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 참석해 “북한이 올해만 약 9일에 한번 꼴로 미사일 발사 도발을 감행했다”며 “상시 대비태세를 확고하게 유지하고, 한·미 미사일 방어훈련을 포함한 한·미 확장억제력과 연합방위태세를 지속적으로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북한의 이날 탄도미사일 발사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세 번째 도발이자, 올해 들어서만 18번째 무력시위다.
이에 대통령실은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주재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긴급 개최했다. 윤 대통령도 부인 김건희 여사와 한강변 쓰레기 줍기 봉사활동에 참여하려던 기존 일정을 취소하고,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했다고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이번 北미사일 무력시위가 한미 연합훈련에 대한 반발을 뜻한다고 예측했다. 한미 해군이 일본 오키나와 근방에서 핵 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를 동원한 연합훈련을 끝낸 지 하루 만에 무력시위를 감행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북한은 한미연합훈련을 앞뒀던 2014년 3∼4월에도 노동과 스커드 미사일 각각 2발과 300㎜ 방사포를 비롯해 강원도 원산비행장에서 프로그 로켓 70여 발을 대량 발사하며 무력시위를 한 바 있다.
한편, 국민의힘은 오늘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결코 용납될 수 없다”며 “한반도 안보를 위협하는 모든 것에 엄정 대응할 방침”이라고 피력했다.
양금희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현충일 추념식을 하루 앞둔 오늘 북한은 또다시 미사일을 발사했다”며 “올해만 18번째 무력시위이자, 새로운 정부 출범 이후 3번째 도발”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호국보훈의 달인 6월에도 이처럼 한반도 안보 위기를 고조시키는 북한의 연이은 도발에 국가 안보 중요성을 다시금 깊이 절감한다”며 “어떠한 안보 위협에도 흔들리지 않는 강하고 안전한 대한민국, 더욱 부강한 대한민국을 위해 힘을 모으겠다”고 강조했다.
해외에서도 이번 사태에 대해 빠르게 입장을 전달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국제법위반”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미국 행정부와 미군 인도태평양사령부도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해 “유엔결의 위반”이라며 규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대통령실은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틀 만인 지난달 12일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에 김 실장 주재로 NSC 회의가 아닌 안보상황점검회의를 열었다.
이어 한미정상회담을 이틀 앞둔 지난달 19일에는 북한 7차 핵실험 준비 동향 등과 관련, 김 실장 주재로 첫 NSC 정례 상임위를 개최했다. 또한 지난달 25일에는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과 단거리 탄도미사일 등 ‘섞어쏘기’로 무력도발하자 윤 대통령이 직접 긴급 NSC를 소집한 바 있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