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가계부채가 GDP 대비 전 세계 1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국제금융협회(IIF)가 발표한 세계 부채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세계 36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조사한 결과, 한국이 조사 대상국 중 104.3%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레바논이 97.8%로 2위를 차지했으며 ▲홍콩(95.3%) ▲태국(89.7%) ▲영국(83.9%) ▲미국(76.1%) 등이 뒤를 이었다. 다만 이들 중 가계 빚 규모가 경제 규모보다 큰 나라는 한국이 유일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가계부채 잔액은 1859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12월 말(1860조1000억)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이후 약 6000억원 감소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을 거치며 약 0.7%p 낮아진 셈이다. 반면 일본·미국 등 주요 국가들은 가계부채가 많게는 4%p 이상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부채 뿐 아니라 기업대출도 올해들어 빠르게 증가했다. GDP 대비 한국 비금융기업의 부채비율은 1분기 116.8%로 집계됐다. 1위는 홍콩으로 281.6%을 기록했으며 ▲레바논(223.6%) ▲싱가포르(163.7%) ▲중국(156.6%) ▲베트남(140.2%) ▲일본(118.7%)에 이어 조사대상 중 일곱 번째로 높았다.
이처럼 하늘 높은줄 모르고 치솟고 있는 부채는 국내 경제의 ‘뇌관’으로 작용하고 있어 금융권의 우려를 사고 있다. 여기에 기준금리가 연내 2%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많아 재무 건전성이 취약한 저소득층을 포함한 청년층, 자영업자의 잠재 부실 우려 또한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개최된 토론회서 대출 규제 지속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입을 모은다.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 주최로 개최된 ‘신정부 경제정책 포럼’서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금융리스크연구센터장은 “청년층과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대출 부실 위험성이 높아졌다”며 “국내 가계부채의 GDP 대비 규모, 증가 속도가 글로벌 최고 수준이며, 부채의 질이 빠르게 악화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하면 선제적인 가계부채 관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부채 총량 및 증가 속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