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가 제8회 전국지방선거 이후 혁신위원회를 발족해 최재형 국민의힘 서울 종로구 의원을 혁신위원장으로 임명했다. 당내에서 이에 대한 찬반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전문가들도 각기 다른 입장을 내놨다.
7일 쿠키뉴스 취재에 따르면 혁신위 개혁안은 아직 공식 발표되지 않았지만 최 의원은 공천 제도 개혁, 이 대표는 으뜸당원 제도 등을 통해 당원 구조를 바꾸겠다고 밝혔다.
최 의원은 혁신위 개혁안에 대해 “당의 혁신이 당의 체질을 개선하는 쪽으로 움직여야 할 거 같다”며 “가장 중요한 건 공천”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공천을 개인의 힘에 의해서 좌우되는 것이 아닌 예측 가능한 시스템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으뜸당원 제도에 대해 “당비납부, 연수참여, 당 행사 참여 등을 계량화 하자는 제안”이라고 소리 높였다.
당내에선 혁신위를 바라보는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라디오 프로그램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필요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대표가 (혁신위를) 선거 전부터 기획한 거 같다”며 “우리 당이 2030 지지를 받아야만 정치적으로 생존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주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캠프 해단식 백브리핑에서 혁신이 필요하나 방법에서 이견이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안 의원은 “혁신은 필요하다. 근데 혁신이 선거 제도나 공천만 있는 게 아니라 정책 등 필요한 부분이 많다”며 “그 부분을 다 포괄하는 노력을 지금 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역시 기자 간담회에서 혁신위 출범이 성급하다고 밝혔다. 그는 “혁신위를 발족하려면 많은 준비를 한 다음에 하는 게 맞았다”며 “혁신위 출범부터 발표하고 인적 구성 논의 대상을 나중에 결정하는 건 앞뒤가 바뀐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그들은 혁신위에 대해 긍정적이지만 한편으로 공감대 형성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장성철 대구가톨릭대 특임교수는 이날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나쁜 평가를 할 수 없다”며 “이긴 정당에서 당을 개혁하고 정치권을 혁신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건 잘한 일인 거 같다”고 전망했다.
이어 “일각에선 성급하다고 얘기하는 측면이 있지만 이준석 대표가 시의적절한 결정을 했다”고 덧붙였다.
반면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혁신은 항상 필요하다. 그러나 혁신할 때는 공감대를 갖고 해야 한다”며 “일각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걸 볼 땐 폭 넓은 공감대 속에서 출범한 건 아닌 거 같다”고 설명했다.
윤상호 기자 sangho@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