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건설사들의 도시정비사업(재개발·재건축·리모델링) 공사 수주 시 수의계약을 체결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건설사들의 소극적인 행보에 일각에서는 유찰 지속으로 인한 사업 지연 등을 우려하고 있다.
1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주요 건설사 기준 수의계약으로 시공사를 선정하는 사례가 경쟁입찰을 통한 수주 보다 2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법상 정비사업 시공사 선정 시 한 곳의 건설사만 입찰하면 유찰이 확정되는데 유찰이 2회 이상 반복될 경우 단독입찰한 건설사와 수의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특히 상반기 주요 건설사들의 수의계약이 이목을 끌었다. 현대건설의 △이촌 강촌 리모델링 사업 △과천주공8·9단지 재건축, GS건설의 △불광 5구역 재개발 △신길 13구역 재건축, 포스코건설의 △성복역 리버파크아파트 리모델링 △대구 반고개 재개발사업 등이 모두 수의계약으로 체결됐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이전에는 브랜드 파워 유지 등으로 수주 확보에 적극적이었지만 최근 원자재 가격 및 인건비 인상 등의 요인으로 쉽게 입찰 결정을 내리기 어렵다”며 “최근 금리 상승과 분양 시장 침체도 신중한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에 사업비 1조원 이상의 대형 사업도 줄줄이 유찰되고 있다. 지난달 경기 성남시에서 열린 성남 수진1구역과 신흥1구역 재개발사업 설명회에 건설사가 한 곳도 참여하지 않아 자동 유찰됐고 지난 13일 ‘부산 재개발사업 최대어’로 주목을 받았던 우동3구역 역시 3번째 유찰을 맞이했다.
이토록 신중한 모습을 보이는 건설업계에 도시정비사업을 추진하는 조합 측은 답답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수도권 내 재건축 조합 관계자는 “수의계약 증가는 곧 시공사 입찰 선정 과정에서 유찰 증가와 사업 지연을 뜻하는 것”이라며 “시공사들 간의 경쟁을 통해 조합의 요구사항을 충족시키는 과정이 사라진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시공사들이 담합할 경우 경쟁이 아닌 ‘수주 나눠먹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실제 건설사들은 큰 힘을 들이지 않고 수의계약을 통해 수주를 체결하고 있다. 손 안대고 코 푼 셈이다. GS건설은 지난 11일 강남 일원동 개포한신 아파트 재건축 사업을 단독입찰하며 수의계약을 체결했다. 당초 삼성물산·대우건설 등 다른 건설사들이 관심을 보였지만 직접 입찰에 나서지는 않은 것이다.
특히 삼성물산의 경우 부곡2구역, 이촌 한강맨션 재건축 사업 등에도 관심을 보였지만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삼성물산의 올해 신규수주는 방배6구역 재건축 및 이촌 코오롱아파트 리모델링 2건에 그쳤는데 모두 경쟁없는 단독입찰이었다. 결국 GS건설이 이촌 한강맨션 재건축 사업을 단독입찰로 따내며 손쉽게 계약을 체결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수의계약은 건설사들의 전략 가운데 하나”라며 “공급에 대한 리스크가 있는 상황에서 보수적으로 시장 환경을 바라보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향후 수의계약 지속 여부에 대해 “경기 침체나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의 문제가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당분간 트렌드는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형준 기자 khj0116@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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