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만에 돌아온 임재범 “절 위로해주세요” [들어봤더니]

7년 만에 돌아온 임재범 “절 위로해주세요” [들어봤더니]

기사승인 2022-06-16 17:04:27
7년 만에 음악 활동을 재개한 가수 임재범. 블루씨드컴퍼니

가수 임재범이 돌아왔다. 2016년 2월 데뷔 30주년 기념 공연을 마친 지 무려 7년 만이다. 16일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만난 임재범은 겸허하고 연약한 모습이었다. 해쓱해진 얼굴에서 삶에 지친 기색이 엿보였다. 한때 호랑이라고 불리던 사내는 그렇게 평범한 인간이 돼 마이크 앞에 섰다.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카리스마 대신,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아픔을 새긴 채 다시 무대에 오를 채비를 마쳤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위로”

임재범은 이날 오후 6시 신곡 ‘위로’를 낸다. 작업 중인 정규 7집 ‘세븐 콤마’(SEVEN,)를 여는 선공개곡이다. 이날 ‘위로’를 미리 들어보니 따뜻하고 부드러운 분위기가 돋보였다. “숨죽여 울지 마요” “끝없는 미로 속을 걷는 우리들” 같은 가사가 마음을 건드리고, “그대는 답을 찾을 거예요”라며 힘을 준다. 작곡가 한태수가 멜로디를 짓고, ‘고해’ ‘너를 위해’ 등 임재범의 히트곡 가사를 썼던 작사가 채정은이 노랫말을 만들었다. 임재범은 “저도 힘들지만 제가 노래로써 해드릴 수 있는 일이 위로라고 생각했다”며 “채정은씨가 내 마음을 다 아는 것처럼 가사를 잘 써주셨다”고 말했다. 노래는 벅찬 느낌을 주지만 노래를 부를 땐 감정이 과잉되지 않도록 조심했다고 했다. 임재범은 “슬픈 마음을 억누르며 메시지를 전하는 게 낫다고 생각해 지나친 감정 표현은 자제하려고 했다”면서 “목소리도 일부러 꾸미기보다는 나오는 대로 녹음했다”고 설명했다.

임재범. 블루씨드컴퍼니

 

“7년 간 음악도 안 듣고 살았는데…”

임재범이 위로에 주목한 데는 그럴 만한 사연이 있다. 그는 2017년 아내를 잃었다. 생전 배우로도 활동했던 아내 송남영씨는 임재범이 MBC ‘나는 가수다’에 출연했던 2011년 갑상선암을 진단받아 긴 시간 투병했다. 아내가 떠난 지 3년 만에 아버지인 임택근 아나운서도 유명을 달리 했다. 상처가 컸다. 임재범은 “음악도 듣지 않았고 TV도 보지 않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소속사 블루씨드컴퍼니의 김경호 대표는 “작년 초 임재범을 보고 매우 놀랐다. 지금보다 몸무게가 15~20㎏ 빠졌고, 머리카락은 허리 아래까지 내려와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런 그를 다시 일으킨 건 팬들이었다. 임재범은 “음악과 멀어져 지내던 중 팬들이 온라인에 남긴 글을 봤다. 아직도 나를 기다리는 팬들과 ‘다시 한 번 일어서는 게 어떻겠느냐’고 격려해준 소속사 식구들 덕분에 힘을 얻었다”고 했다.

“위로받고 싶은 내 모습 담긴 듯해”

신곡 뮤직비디오에서 임재범은 끝없는 도시 속을 걷고 또 걷는다. 그는 “위로받고 싶은 마음이 더 큰 지금 내 모습이 뮤직비디오에도 담긴 것 같다”고 봤다. 그래도 멈출 수는 없다. 임재범은 ‘위로’가 실릴 정규 7집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음반에 수록될 노래는 총 11곡. 윤상, 김현철, 신재홍 등 내로라하는 뮤지션이 작업에 힘을 보탰다. 이중 8곡 녹음을 이미 마쳐 올해 안에 신보를 만날 수 있을 전망이다. 임재범은 오는 10~11월 공연도 연다. 적당한 프로그램이 있다면 예능에도 나갈 생각이다. 넷플릭스 신규 음악 다큐멘터리에 출연하기로 결정한 상태다. 임재범은 “음악은 내게 숙명 같은 존재다. 피하려고 해도 다시 돌아오게 된다”며 “체력을 회복하고 목소리도 찾아가면서 그동안 비웠던 시간을 팬들이 잊을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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