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시장’ 진출 허용을…은행의 투심 ‘분분’

‘코인시장’ 진출 허용을…은행의 투심 ‘분분’

이번 달 ‘경제분야 규제 혁신 TF’ 출범 예정…“의견 수렴 단계”
비이자수익 확대는 매력적이지만…“루나 사태로 차질 있지 않겠나”

기사승인 2022-06-17 06:10:05
그래픽 =이희정 디자이너

금융당국과 정부가 ‘금산분리’ 규제의 완화를 언급하면서 금융사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그간 핀테크 업권과 경쟁구도에 들어가면서 꾸준히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며 불공정 경쟁 구도를 호소한 바 있는데, 이를 타개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기기 때문. 특히 가상자산 시장 진입을 두고 시중은행에서 다양한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가 기업 활동의 발목을 잡는 규제를 철폐하기 위해 이달 중 ‘경제 분야 규제혁신TF’를 출범시킬 예정이다. 구체적인 방안은 다음주 발표될 예정이다. 해당 혁신안에는 금융부문도 포함됐는데, 금융업계에서는 ‘금산분리’를 다루는 내용이 들어갈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금산분리는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분리’를 뜻하는 줄임말로 금융자본인 은행과 산업자본인 기업 간의 결합을 제한하는 것을 말한다. 한국에선 대표적으로 ‘비금융 회사가 은행 지분을 4% 이상 보유할 수 없다’는 ‘은산분리’ 원칙이 적용되고 있다.

실제로 앞서 김주현 금융위원장 후보는 금융업권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금산분리’ 개선을 검토하겠다고 발언한 바 있다. 김 후보는 “지금 산업구조와 기술의 변화를 보면 과거부터 쭉 해 오던 금산분리 적용이 맞는 것인지, 개선할 필요가 있는지 검토할 시점”이라며 “핀테크 산업의 발전을 지속 지원하고, 금융산업 전반에 걸쳐 ‘디지털 혁신’이 촉진될 수 있도록 관련 규제·법제 개편을 추진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현재 금융당국은 은행연합회를 필두로 금융협회 등과 TF를 구성하고 각 협회에 업권별 법 개정에 필요한 연구 용역을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연합회는 은행법 개정 과정에 보다 전문적인 연구 결과가 포함될 수 있도록 외부에 추가 연구 용역을 맡긴 상황이다.

은행들이 요청한 사안들로는 ▲은행의 비금융 서비스 진출 확대 ▲데이터 수집·활용 규제 혁신 ▲가상자산 서비스 진출 허용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한 은행의 투자일임업 허용 ▲신탁 및 방카슈랑스 규제 혁신 등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가상자산 시장에 은행들이 진출할 수 있게 해달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금융업권에서도 의견이 갈리고 있다. 먼저 긍정적인 시선을 보내는 측에서는 가상자산 거래소와의 연계를 통한 비이자수익 확대를 꼽는다. 여기서 가장 대표격이 케이뱅크인데, 케이뱅크는 업계 1위인 업비트와의 제휴를 통해 비이자수익성 확대에 성공했다.

실제로 업비트가 지난해 케이뱅크에 실명계좌 이용 대가로 지불한 수수료는 292억4500만원을 기록했는데 같은기간 케이뱅크의 당기순이익은 225억원으로 집계됐다. 케이뱅크의 흑자전환에는 업비트의 수수료가 큰 도움을 준 셈이다.

또한 업비트와 실명계좌 제휴를 맺어 법인 수신 명목으로 두고 있는 업비트 고객 예수금은 3월 말 기준 5조5617억원으로 케이뱅크 수신금 전체(11조3000억원)의 절반에 달한다. 해당 금액들은 높은 이자를 제공하는 수신금이 아닌 대부분 저원가성예금으로 분류된다는 점도 이점으로 인식된다.

가상자산 시장 진출에 반대하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현재 금융당국이 은행의 가상자산 시장 진출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섣불리 움직이는 것은 위험하다는 것. 최근 신한은행에서도 가상자산거래소 ‘코빗’에 투자를 검토하다가 중단한 바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금융당국이 은산분리 차원에서 업계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는데, 이 중 가상자산 시장 진출 관련 논의도 함께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은행업권에서는 비이자수익 확대가 중요한 화두인 만큼 반기는 분위기지만 가상자산 시장 진출에 중요성을 두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가상자산 시장 진출에 대한 논의는 금융사가 그간 묶여있던 규제에서 풀려난 뒤 할 수 있는 선택지가 많아진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며 “다만 관련 근거가 없는 상황에서 (가상자산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기엔 제한사항이 많다는 점도 걸림돌”이라고 덧붙였다.

가상자산 업계도 당장 은행들의 시장 진입이 힘들 것이라 보고 있다.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최근 은행들이 비은행 사업에 적극 진출하려고 하고 있고, 가상화폐 시장도 같은 맥락”이라며 “다만 장기간으로 보면 진입할 가능성이 높지만 루나 사태로 인해서 당분간 차질이 생길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은행들이 가상화폐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업권법이 필요한데 현재 상황에서는 진입장벽이 높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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