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살 공무원의 아들, 우상호에 “김정은이 사과했나? 무슨 자격으로”

피살 공무원의 아들, 우상호에 “김정은이 사과했나? 무슨 자격으로”

이대준씨 아들, 우상호에 A4용지 2장짜리 손편지

기사승인 2022-06-21 06:43:18
2020년 9월 북한군에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대준씨의 아들이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에 쓴 편지 중 일부. 김기윤 변호사 제공

서해 연평도 북방한계선(NLL) 북측 해상에서 북한군의 총격으로 사망한 해양수산부 서해어업관리단 공무원 고(故) 이대준 씨의 아들 이모 군이 20일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해 “무슨 자격으로 사과를 받았으니 된 것 아니냐는 말을 내뱉느냐”고 비판했다. 
 
앞서 우 위원장은 지난 19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을 ‘월북 공작’으로 주장하는 국민의힘을 겨냥해 “북한에 굴복했다는 이미지를 만들기 위한 신색깔론”이라고 주장했다. 

이씨는 지난 2020년 9월 북한군에 피살된 뒤 그간 월북한 것으로 추정됐다. 하지만 해양경찰청과 국방부는 지난 16일 월북 의도를 인정할 만한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며 수사 결과를 1년 9개월만에 뒤집었다.

이씨의 아들 이군은 A4 용지 2장 분량의 손편지를 통해 우 위원장에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이 제 가족에게 사과했나. 그리고 제가 용서 했느냐”라며 “조선중앙통신에서 모든 책임이 남쪽에 있다고 했는데 이것이 북한을 굴복시킨 것이냐”고 물었다. 

이어 “대한민국에서 월북이라는 단어가 갖는 무게를 안다면 정황만으로 한 가족을 묻어버리는 행동은 해서는 안 된다”며 “월북이라는 두 글자로 저는 어머니와 극단적인 선택까지 생각했고 우리 가정은 완전히 망가졌다”고 했다. 

또한 이군은 “적국에 의해 남편, 아버지를 잃은 한 가정의 아픔에 대해 공감하지 못하고 정치적 이익에 따른 무책임한 발언을 내뱉고 있다”며 “우상호 의원의 소속은 대한민국 국회의원이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소속이 아님을 기억하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아울러 “당신들만 알고 공개조차 할 수 없는 것을 증거라며 ‘너희 아버지는 월북이 맞으니 무조건 믿으라’하는 것은 반(反)인권적”이라며 우 위원장이 대통령기록물 열람을 위한 국회 절차에 협조해달라고 촉구했다. 

한편 유족 측은 문재인 정부 인사인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 김종호 전 민정수석, 이광철 전 민정비서관 등을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오는 22일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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