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 “시급 1만890원” 제안에…“폐업하란 것” 경영계 반발

노동계 “시급 1만890원” 제안에…“폐업하란 것” 경영계 반발

양대 노총 “최저임금 현실적 인상 필요”
경영계 “노동계 최초 요구안, 과도하고 터무니없다”

기사승인 2022-06-22 09:00:46
21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제5차 전원회의에서 사용자위원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왼쪽)와 근로자위원인 이동호 한국노총 사무총장이 자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노동계가 내년도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으로 시급 1만890원을 제시했다. 시급 9160원인 올해 최저임금과 비교하면 약 18.9% 인상한 것으로, 월급 기준으로는 227만6010원이다. 경영계는 납득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반발했다. 

양대 노총은 2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5차 전원회의를 앞두고 기자회견을 열고 “(자체적으로) 산출한 적정 실태생계비 시급 1만3608원(월 284만4070원)의 80% 수준”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노동자 위원들은 “최저임금 인상은 기본적으로 최저임금법 제4조가 규정하고 있는 결정기준(노동자 생계비, 유사 노동자 임금, 노동생산성 및 소득분배율)에 맞춰 심의가 진행돼야 한다”며 “최근 저성장 고물가의 경제위기 이후 미래 불평등 양극화를 방지하기 위한 정책적 수단으로서 최저임금의 현실적 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특히 “코로나 이후 저성장 고물가의 스태그플레이션 등 경제상황 악화가 현실화하고 있어 소득이 낮은 계층의 상황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면서 “현재의 최저임금은 최저임금위원회가 발표하고 있는 최소한의 생계비인 비혼단신 생계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경영계는 ‘과도한 수준’이라며 반발했다. 

사용자 위원 간사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이날 전원회의 모두 발언에서 “우리 경제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위기”라며 “(노동계의 최초 요구안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에게 폐업하라는 얘기와 다를 바 없다. 경제 현실과 괴리된 노동계의 주장은 과도하고 터무니없는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받아쳤다. 

이날까지 최초 요구안을 공개하지 않은 경영계는 다음 전원회의에서 최초 요구안을 내놓을 전망이다. 경영계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동결을 요청할 가능성이 높다.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 종료 법정 심의 시한은 오는 29일이다. 최임위는 법정 심의 시한 내 최저임금을 의결하기 위해 23·28·29일 전원회의 일정을 잡는 등 논의의 속도를 높이고 있다. 최저임금 고시 시한은 매년 8월5일이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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