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물가상승률이 6.0%라는 수치가 나오면서 금융 전문가들이 이번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연속으로 ‘빅스텝’을 단행할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은 기준금리 인상의 당위성을 높이는 중요한 요인”이라면서 “한국 경기 역시 내수와 수출 모두 둔화를 피해갈 수 없지만, 지금은 물가가 경기 안정보다 우위에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7월 한국은행 금통위는 빅 스텝 인상을 시행하고 8월에도 연속적으로 0.25%p 인상을 단행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린다는 주요 근거 중 하나는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기대인플레이션 수치다. 뉴시스에 따르면 지난달 한은 고위관계자는 “다음달 금통위서 빅스텝 여부는 6월 소비자물가가가 얼마나 나오느냐 따라서 달라질 수 있을 텐데 6%대가 나온다면 빅스텝에 동의하는 위원들이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한 바 있다.
실제로 최근 발표된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외환위기 이후 처음인 6%대를 기록했으며, 기대인플레이션율 또한 3.9%로 10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지난달 26일 빅스텝 가능성이 낮다고 봤던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도 한은이 빅스텝을 단행할 것이라고 봤다. 당시 모건스탠리는 보고서에서 “한은이 0.25%p 이상 금리 인하를 한 적은 있지만, 0.25%p 이상 금리 인상을 한 적은 없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지난 6일 한국 소비자물가상승률이 199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점을 언급하며 “5월 금통위 이후 물가 상방 압력과 성장 둔화 우려가 모두 커졌으나, 한은은 다가오는 회의에서 여전히 물가 상승 압력을 더욱 지배적 위험으로 볼 것”이라고 입장을 선회했다.
키움증권에서도 물가상승 압력이 높아지고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감이 큰 만큼 한은이 빅스텝을 단행할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13일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1.75%에서 2.25%로 0.50%p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4월, 5월, 7월까지 세차례 금통위에서 연속 인상하는 사례도 처음이고 0.50%p 인상하는 사례도 역사상 첫 사례로 그만큼 2000년대와 다르게 물가상승 압력이 높아지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빅스텝 단행 여부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 총재는 지난달 21일 물가안정목표 상황 설명회에서 7월 금통위 빅스텝 단행 가능성에 대한 기자들 질문에 “물가 하나만 보고 결정하긴 어렵다. 경제 상황과 환율, 가계 이자 부담 등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