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자산이 부족한 2030세대의 자산건전성에 빨간불이 들어오고 있다. 다중채무가 전 세대 중 증가율이 최고치를 기록하는가 하면, 2금융권 대출도 급격히 상승하고 있어 금리인상기 채무상환이 힘들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이정문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다중 채무액은 603조원으로 2017년(490조원) 대비 22.8% 증가했다. 같은기간 다중채무자도 417만명에서 451만명으로 늘었으며, 1인당 채무도 1억1800만원에서 1억3400만원으로 늘어났다.
이 중 30대 이하 세대 다중채무자들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30대 이하 다중 채무금액은 지난해 말 기준 159조원으로 2017년의 119조원 대비 40조원 증가했다. 전체 다중 채무액 중 26.5%를 차지하는 수치다.
금융권 별 채무액이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곳은 저축은행인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기간 동안 저축은행의 다중 채무액은 73.8%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카드사와 은행의 채무액은 각각 38.2%, 31.6% 늘었다.
이 가운데 2030세대들이 2금융권의 대출이용률도 덩달아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히 2금융권 대출을 이용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지만 다중채무액 증가율이 높은 상황이라 우려가 크다.
진선미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대가 받은 가계대출 잔액(3월말 기준)은 지난해 말보다 1462억원(0.2%) 감소한 95조665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2금융권의 20대 가계대출 잔액은 같은기간 1.0%(2729억원) 늘어난 26조8316억원이다.
특이사항으로는 20대의 2금융권 대출은 코로나19를 기점으로 늘어났다는 점이다. 지난 3월 말 기준 2금융권 전체 대출 잔액은 2019년 말(672조3486억원) 대비 14.8%(99조2539억원) 늘었다. 반면 20대의 2금융권 대출은 같은 기간 30.9%(6조3333억원) 급증하면서 평균치 이상을 상회하고 있다.
연체율도 높았다. 2030세대 연체율은 2021년 말 기준 5.8%로 지난해 1분기(5.0%) 보다 0.8% 상승했다. 이외의 연령층 취약차주 연체율은 같은기간 6.2%에서 5.5%로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대출이 증가하면서 동시에 청년층 취약차주들도 늘어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연령별 취약차주 통계 중 청년층(6.6%)이 다른 연령층(5.8%)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진 의원은 “코로나19로 침체한 경기가 회복도 하기 전에 금리가 급격히 올라 사회초년생인 20대 청년의 빚 부담이 과도하게 늘어나는 게 우려된다”며 “청년들의 2금융권 대출과 다중채무를 관리할 수 있는 송곳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