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상호금융권을 상대로 ‘작심발언’을 쏟아냈다. 최근 금융권에서 횡령사고가 잇달아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상호금융업권에서 중점적으로 발생한 부분을 지적한 것. 또한 최근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 등으로 조합의 손실흡수능력을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이복현 원장은 11일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본관 2층 중회의실에서 상호금융 부문 대표이사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회의에는 신협, 종협, 수협, 산림조합 등 4재 중앙회의 대표이사들이 참석했다.

이 원장은 가장 먼저 상호금융권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한 횡령사고에 대해 “최근 일부 조합에서 발생한 시재금 횡령 등 금융사고는 상호금융업권이 쌓아온 신뢰를 훼손하고 있다”며 “금융사고 예방을 위한 내부통제 역량 강화에 힘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앙회는 조합의 임직원 윤리교육을 강화하고, 내부통제 실태를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며 “조합 역시 효과적인 내부통제 구축‧운영이 금융회사의 자기책임인 동시에 고객 신뢰 확보를 위한 투자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최근 금융권 리스크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손실흡수능력을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가계대출 중 변동금리 및 일시상환 비중이 높아 금리 상승 시 차주의 상환 부담 증가로 부실 확대가 예상된다”며 “또 가계대출 관리 강화에 따른 풍선효과로 부동산 담보 위주의 기업대출이 증가하고 있어 실물경기 하락 시 건전성이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현재 국내 금융상황을 진단했다.

이어 “상호금융권은 최근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로 실제 위기 발생시 지역 서민과 소상공인의 금융부담이 증가해 조합의 건전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조합을 감독·검사하는 중앙회가 이에 대한 인식을 함께 하고 잠재리스크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응해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이 원장은 상호금융권이 서민금융에 더 적극적으로 힘써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이 원장은 “코로나19 금융지원 종료 및 추가 금리인상 등으로 취약･연체 차주의 부담이 늘어날 우려가 있다”며 “그간 정비해 온 상호금융권 채무조정제도를 적극 활용해 취약차주에 대해 맞춤형 지원방안을 제공해달라”고 말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