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학교 캠퍼스 내에서 발생한 여학생 성폭행 사망 사건의 가해자로 추정되는 남학생 A(20)씨의 신상정보가 온라인상에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해당 내용이 A씨에 대한 정보인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신상털기가 확산하자 온라인에선 “범죄자 신상은 공개해야 한다”라는 의견과 “명예훼손 소지가 있다”는 의견이 엇갈리며 논쟁이 일고 있다.
18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인하대 캠퍼스 내에서 발생한 사망 사건의 가해자로 추정되는 A씨의 신상이 담긴 게시물이 퍼지고 있다.
게시물에는 A씨로 추정되는 인물의 이름부터 생년월일, 사진, 대학 학과, 동아리, 고향, 출신 학교, 휴대폰 번호, 교우 관계, 부모 직업 등이 포함됐다. 급기야 A씨가 초등학교 때 교육청으로부터 ‘모범 어린이’ 표창장을 받았다는 내용까지 공유됐다.
A씨의 인스타그램으로 추정되는 SNS에 올라온 사진은 ‘인하대 사건 가해자 얼굴’이라며 온라인상에 퍼졌다. 결국 SNS 게시물은 전부 삭제됐고 해당 계정은 현재 비공개로 전환됐다.
현재 온라인상에 퍼지는 신상 정보가 A씨의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A씨의 것이라고 이는 명예훼손에 해당할 수 있다. 형법 제307조 1항, 정보통신망법 제70조 1항에 따르면 공연히 사실을 적시했을 경우에도 타인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이유로 처벌받을 수 있다.
다만 형법 제310조에 따르면 사실을 적시해도 비방의 목적 없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면 처벌을 받지 않는다.
이를 두고 누리꾼들은 갑론을박을 벌였다. 공공의 이익을 위해 가해자의 신상정보를 공개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의견과 확실하지 않은 정보가 확산되는 데 대한 우려가 부딪혔다.
A씨로 추정되는 인물의 신상을 블로그에 공유한 한 누리꾼은 “피해자보다 가해자가 드러나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서 가해자 추정 인물 신상을 공유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커뮤니티에 “인하대 가해자 인스타 깐다. 신고 당해도 안 지울 것”이라고 쓰기도 했다. 반면 “확실하지 않은 정보가 퍼지는 건 위험하다”도 의견이 나왔다.
이 사건이 알려진 뒤 A씨(추정)에 대한 신상뿐 아니라 인하대 익명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들도 논란이 됐다. 재학생으로 추정되는 한 누리꾼은 “학교 명예를 그나마 유지할 수 있다”며 “서로 합이 하에 사랑 나누다 창문에서 떨어졌다는 것이 그나마 가장 나은 시나리오”라고 적었다. 또한 “피해자가 누구냐” “피해자가 예쁘냐” 등의 글도 게재돼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논란도 일었다.
앞서 A씨는 15일 오전 1시께 인천 미추홀구 인하대 캠퍼스에서 동급생인 피해 여성 B씨를 성폭행한 뒤 3층에서 추락해 숨지게 한 혐의(준강간치사)로 17일 구속됐다. A씨는 B씨가 건물에서 떨어져 사망한 사실은 인정하면서 “B씨를 밀지 않았다”고 고의성을 부인했다.
경찰은 A씨 진술을 토대로 살인의 고의성이 없을 때 적용하는 준강간치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하지만 추가 수사로 A씨가 피해자를 고의로 건물에서 떠민 정황이 확인되면 준강간살인으로 죄명을 바꾼다는 방침이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