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대통령실 9급 행정요원 ‘사적채용’ 논란에 “내가 추천했다” “9급 가지고 뭘 그러느냐” 등의 발언을 한 것을 두고 공시생(공무원 시험 준비생)과 취업준비생, 직장인들 사이에서 거센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19일 공무원 등 취업 준비, 직장인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공무원 학원인 에듀윌 광고를 패러디한 “공무원 시험 합격은 권성동”이라는 게시물이 퍼졌다. 여기에는 권 대행을 둘러싼 ‘강원도 채용 청탁’ 논란도 담겼다.
권 대행이 지난 2012년 11월부터 2013년 4월까지 강원랜드 1~2차 교육생 공개채용 과정에서 자신의 의원실 인천 비서 11명의 채용을 강원랜드 측에 청탁한 의혹을 말한다. 이 일로 2018년 7월 기소된 권 대행은 지난 2월 대법원으로부터 최종 무죄확정을 받았지만 3년7개월간 고통을 받았다.
다수 공시생과 취업준비생들은 분노와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공시생이 주로 활동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공부하는데 김 빠진다” “누구보다 공정해야 하는 공무라는 게 청탁으로 된다니” “굥정한 세상” 등의 비판이 줄을 이었다. ‘굥정’은 윤석열 대통령의 성씨를 뒤집은 ‘굥’과 ‘공정’ 이라는 단어를 비난적인 의미로 섞은 단어로 거짓된 공정이라는 뜻을 의미한다. 대통령실 사적 채용 논란을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 공시생은 커뮤니티에 “(공시생 자녀를 둔) 부모님이 이 뉴스를 어떤 마음으로 보셨을까”라고 적으며 착잡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도 “9급 공무원 무시한다. 몇 년간 준비해서 (공무원) 되신 분들은 얼마나 자존심이 상할까” “말하는 수준이 특권 엘리트층인 듯” 등 비판이 쏟아졌다.
앞서 권 대행은 지난 15일 윤 대통령의 지인인 강릉시 선관위원의 아들 우모씨가 대통령 사회수석실 행정요원으로 일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사적 채용 논란이 불거지자 “내가 추천했다”며 “역량이 충분한데 높은 자리도 아니고 행정요원 9급으로 들어간 걸 가지고 무슨”이라고 말했다.
또한 “내가 대통령실에 추천한 뒤 장제원 의원한테 물어보니 대통령실에 안 넣었다길래 내가 좀 뭐라고 했다. 7급에 넣어줄 줄 알았는데 9급에 넣었더라”고 했다. 이어 “최저임금보다 10만원 정도 더 받는데 내가 미안했다”며 “강릉 촌놈이 최저임금 받고 서울에서 어떻게 사나”고 말했다.
이에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소속 대학생들은 전날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권 대행의 사퇴를 촉구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도 전날 ‘예비 공무원과 모든 공무원들의 분노를 일으킨 여당 원내대표 찬스’란 제목의 성명을 통해 “9급 공무원이라도 대통령실 근무 경력은 일반직의 공직경로와는 천지차이”라며 “행정요원으로 근무하다 초고속으로 5급 청와대 행정관 또는 국회의원 보좌관 등으로 오르기 쉽고 그 경력으로 정치 행보를 밟아 유력 정치인이 될 수 있다. 짧게는 1년 길게는 5년 이상 준비해 임용된 일반직 9급 공무원은 25년 이상 근무 후 5급 승진하거나 6급으로 마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채용 논란은 지금도 고시원과 학원을 오가며 시험 준비에 매진하는 청년 예비공무원들과 120만 현직 공무원들의 억장을 무너뜨리는 처사가 아닐 수 없다”며 “공정과 상식을 내세우며 정권을 잡은 현 정부와 여당은 이제 그 입 다물기 바란다”고 비판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