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급 400원 올리려 공부 방해’ 대학생 뭇매…“무시한 것 아냐” 해명

‘시급 400원 올리려 공부 방해’ 대학생 뭇매…“무시한 것 아냐” 해명

논란의 인터뷰에…누리꾼 “부끄럽다” vs “소수 피해 묵살 안돼”
대학생 A씨 “시끄럽게 시위하는 건 지지하지 않는다”

기사승인 2022-07-26 14:57:09
연세대학교 청소·경비노동자들이 12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백양관 앞에서 임금인상과 샤워실 설치 등을 주장하며 집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시내 주요 대학에서 학내 청소노동자들의 집회와 시위가 몇 달째 이어오고 있는 가운데 대학생 A씨의 언론 인터뷰가 뜨거운 감자다. A씨는 “시급 400원 올려 달라고 공부를 방해한다”는 자신의 인터뷰에 비난이 쏟아지자 “청소노동자 무시한 것 아니”라고 해명했다. 다만 “시끄럽게 시위하는 청소노동자들을 지지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26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지난 24일 KBS 뉴스 보도에서 나온 A씨의 발언이 갈무리돼 퍼졌다. 

앞서 KBS는 청소노동자 집회와 관련한 학생들의 생각을 보도하면서 인터뷰에 참여한 대학생 3명의 발언을 담았다. 이중 A씨의 발언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A씨는 KBS 인터뷰에서 “(학생 수십 명이) 한 시간에 150만원을 쓰고 수업을 듣고 있는건데 시급 400원 올려 달라고 공부를 방해하는 것은 좀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말했다. 

해당 발언을 두고 온라인에선 갑론을박이 일었다. 대다수는 A씨를 향한 비판글이다. KBS 유튜브 영상 댓글과 SNS 등에는 “누군가의 입장에선 고작 400원일 수 있으나 당사자들 입장에선 고작이 아니다” “부끄러운 줄 모르는 세상” “우리 모두가 언젠가는 노동자가 된다” “왜 적극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주체인 대학 측에 화를 안내고 권리를 찾는 노동자에 책임을 전가하나” 등의 비판이 잇따랐다. 

반면 일부는 “다수가 동의한다고 소수의 피해가 묵살되어서는 안 된다” “저 학생의 내 생각과 다른거지 틀린 건 아니지 않나” “길 가다 인터뷰 조금 잘못 한 것 가지고 학교 욕, 학생 욕으로 집단 린치를 가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대학생 A씨가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 중 일부. A씨 블로그 캡처

논란이 커지자 A씨는 자신의 블로그에 방송을 통해 전달되지 못한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그는 “내가 그 사람들(청소노동자)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다”라면서도 “시끄럽게 시위하는 청소 노동자들을 지지할 수는 없다”고 했다. 학내 청소노동자들의 집회와 시위와 관련해 자세히 알지 못했다고 말 문을 연 A씨는 청소노동자들이 시끄럽게 집회를 하는 이유가 본인들의 월급 수준을 높이기 위함이며, 학생들이 그 피해를 감수하는 것으로 느꼈다고 주장했다.

“수업 1시간에 150만원”이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는 “연세대 공대의 등록금이 700만원 수준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 기준으로 수업 차수와 과목 수를 계산해보면 시간당 3만원 정도의 수업료를 지불하고 수업을 듣고 있는 것. 그러나 청소 노동자들은 400원의 추가 수당을 위해 인당 3만원을 지급하는 수업을 방해한다는 것이 이해 가지 않는다고 표현하고 싶었고, 수업 듣는 인원을 대강 계산해서 150만원이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청소노동자들의 총 수를 계산에 넣지 않은 것은 실수”라고 덧붙였다. 

A씨는 “인터뷰를 진행하며 청소 노동자들은 학생들의 수업을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시위를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며 “청소 노동자들이 대학생보다 상대적으로 약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청소 노동자들도 시급을 올리기 위해 열심히 시위하고 있지 않나.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의 돈을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면 다른 사람들은 그 임금 인상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게 될까”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소수자를 이렇게나 배려하는 사람들이 소수의 의견은 왜 기를 쓰고 짓밟으려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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