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없었다면 거짓말일 거예요. 하지만 여러분 덕분에 버틸 수 있었어요.”(채령) “이 순간을 위해 열심히 살아왔다는 생각이 문득 듭니다.”(예지)
그룹 있지(ITZY)가 눈물 속에서 첫 단독 콘서트를 마쳤다. 7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에서 팬들을 마주한 이들은 “감동이고 고맙다”라며 벅찬 심경을 드러냈다. 쉴 틈 없이 몰아치는 무대에 땀을 비 오듯 흘리면서도 있지는 지친 기색 없이 공연을 완주했다.
히트곡 ‘마.피.아 인 더 모닝’(In the morning)으로 시작한 공연은 ‘쏘리 낫 쏘리’(Sorry Not Sorry), ‘아이씨’(ICY), ‘워너비’(WANNABE), ‘달라달라’ 등을 거쳐 2시간 넘게 이어졌다. 멤버들은 밴드의 연주에 맞춰 흥을 돋웠고, 팬들은 곡마다 ‘떼창’과 함성으로 화답했다. 멤버들은 개인 무대에서 팝 가수 코난 그레이, 테일러 스위프트, 아리아나 그란데, 두아 리파의 노래도 커버했다. 멤버 각자의 개성과 장점을 또렷하게 보여주는 선곡이었다.
있지는 2020년 첫 팬미팅을 앞두고 확산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때문에 팬들을 직접 만날 기회를 한동안 갖지 못했다. 최근 음악방송 공개 방청이 재개돼 팬들 앞에서 신곡 ‘스니커즈’ 무대를 펼치긴 했지만, 관객 수천 명을 두고 공연하기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메버들은 “공연장에서 팬들 함성을 듣는 건 처음”이라며 “떼창을 들으니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벅차다”고 했다.
팬들은 ‘있지로 물든 믿지의 여름’이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있지를 응원했다. 멤버들은 “우리가 이렇게 큰 사랑을 받아도 되는지 모르겠다”면서 “항상 팬들을 생각하며 열심히, 포기하지 않고 달리고 있다. 그러니 팬들도 각자 자리에서 힘내길 바란다”고 했다. 공연이 막바지에 다다르자 다섯 멤버 모두 감정이 북받친 듯 눈시울을 붉혔다.
있지는 서울을 시작으로 전 세계를 돌며 공연을 이어간다. 오는 10~11월 미국 로스엔젤레스, 피닉스, 달라스, 슈가랜드, 애틀랜타, 시카고, 보스턴, 뉴욕 등 8개 도시를 찾는다.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미국 투어 티켓은 예매 시작 후 빠르게 매진됐다. 있지는 이후 공연 개최 지역을 추가해 세계 각지에 있는 팬들을 만날 계획이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