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이 극한의 무한투쟁을 벌여나가는 경우 그 힘을 뺄 수 있는 가장 좋은 대책은 바로 국힘당이 적절한 윤리적, 도덕적 수준을 갖춘 실체임을 밝히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기 위해서 가장 먼저 착수해야 할 것은 바로 권성동 원내대표의 윤리위원회 회부라고 본다.”
신평 변호사(전 한국헌법학회장)는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권성동 국힘당 원내대표의 거취’에 대해 이같이 조언했다.
신 변호사는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과 함께 여당인 국힘당 지지율 하락도 심상찮다. 후자가 전자를 밀어붙인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최근 국힘당이 비대위체제로 전환한 것 외에도 이 당을 보면 무언가 지리멸렬하다는 혹은 정처없이 표류한다는 느낌을 금할 수 없다. 왜 그럴까. 그것은 조직으로서의 당이 힘을 잃고 허물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그것은 왜 그런가. 나는 국힘당이 중국의 고대사상가 한비자가 말한 이래 국가와 조직의 운영 기본원리인 신상필벌(信賞必罰)의 원칙을 크게 벗어났기 때문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이어 “국힘당은 수해현장에서 말실수를 한 김성원 의원을 윤리위에 회부한다고 한다. 그 전에 이준석 당 대표를 당원권 정지 6개월에, 그리고 채용비리에 얽힌 김성태 전 의원 등에게 당원권정지 3개월에 처하였다. 징계를 받은 두 당사자(이준석, 김성태) 간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되나, 그보다 더 큰 문제가 잠재하고 있다. 이는 대통령의 측근이라는 이유로 겨우 당 대표 권한대행의 직만 벗은 권성동 원내대표의 경우를 보면 잘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신 변호사는 “권 대표는 대체로 다음과 같은 네 가지의 큰 잘못을 범했다”며 “① 위헌성이 농후한 검수완박법안을 받아들임으로써 여권의 큰 위기를 조성했다. ② 이준석 당 대표 징계시 비대위로 갈 수 있었는데도 이를 피하고 자신이 당대표 권한대행의 직을 차지하여 그 후 큰 혼란을 자초했다. ③ 대통령실 직원의 채용문제에 관하여 재난(災難)적 망언을 했다. ④ 가려야 할 대통령의 메시지를 그렇게 하지 못함으로써 대통령과 정부에게 큰 누를 끼쳤다”고 주장했다.
신 변호사는 “권 대표의 잘못과 이준석 전 당대표의 잘못을 대비하는 경우 어느 쪽의 잘못이 더 클까? 당이나 정부의 조직에 위해를 가한 면에서는 권 대표의 잘못이 더욱 크지 않을까. 그리고 권 대표와 김성원 의원을 비교하는 경우 이는 말할 것도 없다”며 “한국사회의 고질적 병폐인 연고주의 등을 의미하는 네포티즘(nepotism)과 내부적 온정주의의 만연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요, 어느 일부의 조직에 한정된 일도 아니다. 사법부의 수장인 김명수 대법원장이 거짓말을 함부로 하고, 최고의 공인에 어울리지 않는 치사한 짓거리들을 행해와도 그는 건재하다. 가장 윤리적으로 뛰어난 조직이라고 하는 한국의 법원과 검찰이 실은 그 내부의 상처가 더욱 곪아온 것은 바로 신상필벌의 원칙이 바로 서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힘당이 지금 이렇게 흔들리고 또 이것이 정부에 큰 부담을 지우는 이유도 바로 그것에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신 변호사는 “지금 국힘당은 외부의 대단히 강성한 야당으로부터 제기되는 끝없는 도전에 시달릴 뿐만 아니라 이준석을 비롯한 일부 당내 세력의 공격을 받고 있다. 이 고단한 시점에서 만약 국민을 납득시키는 신상필벌의 원칙을 세우지 못한다면 자멸의 길을 걸을 수 있다. 그 신상필벌은 어쩌면 권성동 원내대표를 사임시키는 데서 그치지 않을지 모른다. 그를 윤리위에 회부하여 적절한 징계를 받게 하지 않는다면 당의 전도를 장담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 변호사는 또 “야당은 그렇다 치자. 이준석 전 당대표를 절대 과소평가하지 말라. 그는 자신의 좁은 지역구에서는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없었어도 국힘당 전체를 통틀어 그만한 대중선동력을 갖춘 사람은 달리 없다. 거기에다 그는 천성이 그렇건, 아니면 불교식으로 말해 업(業)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해서 그렇건, 끝없이 전투를 벌이는 사람”이라며 “성상납, 증거인멸, 무고의 3종 형사 세트에서 그가 다 빠져나오기란 거의 불가능하다고 본다. 그러나 그는 기소되면 이는 정치적 의도가 들어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재판에서 유죄를 받으면 권력자와 짬짜미한 사법부의 정치적 재판이라고 주장할 것이다. 한 마디로 그는 이른 바 ‘조국의 길’을 걸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가 지금까지 해온 행동을 미루어서 본다면, 아마 숨이 다할 때까지 싸움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 변호사는 “이렇게 이준석이 극한의 무한투쟁을 벌여나가는 경우 그 힘을 뺄 수 있는 가장 좋은 대책은 바로 국힘당이 적절한 윤리적, 도덕적 수준을 갖춘 실체임을 밝히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기 위해서 가장 먼저 착수해야 할 것은 바로 권성동 원내대표의 윤리위원회 회부라고 본다”고 제언했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