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실명을 거론하며 원색적인 비난을 내놨다. 윤 대통령이 8·15 경축사에서 내놓은 대북정책 ‘담대한 구상’에 대해 “절대로 상대해주지 않을 것”이라며 거부 의사를 밝혔다.
김 부부장은 이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자신의 명의로 실은 담화를 내고 “윤석열의 담대한 구상이라는 것은 검푸른 대영을 말리려 뽕밭을 만들어보겠다는 것만큼이나 실현과 동떨어진 어리석음의 극치”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담대한 구성이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인 ‘비핵 개방, 3000’의 복사판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새로운 것이 아니라 10여 년 전 동족 대결 산물로 버림받은 비핵 개방 3000의 복사판”이라며 “역사의 오물통에 처박힌 대북정책을 옮겨 베껴 놓은 것도 가관이지만 거기에 제 식대로 담대하다는 표현까지 붙여놓은 것을 보면 진짜 바보스럽기 짝이 없다”고 비하했다.
또한 “우선 ‘북이 비핵화 조치를 취한다면’이라는 가정부터가 잘못된 전제라는 것을 알기나 하는지 모르겠다”라며 “세상에는 흥정할 것이 따로 있는 법, 우리의 국체인 핵을 ‘경제협력’과 같은 물건짝과 바꾸어보겠다는 발상이 정말 천진스럽고 아직은 어리기는 어리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김 부부장은 윤 대통령의 실명을 언급하며 맹비난했다.
김 부부장은 “오늘은 담대한 구상을 운운하고 내일은 북침 전쟁 연습을 강행하는 파렴치한이 다름 아닌 윤석열 그 위인”이라며 “남조선 당국의 대북정책을 평하기에 앞서 우리는 윤석열 그 인간 자체가 싫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발 좀 서로 의식하지 말며 살았으면 하는 게 간절한 소원”이라고 말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따라 과감한 정치·군사·경제적 상응 조처를 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담대한 구상을 제안했다.
하지만 북한은 윤 대통령의 취임 100일째인 지난 17일 순항 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이어 이날 김 부부장이 윤 대통령에 대한 비난이 섞인 담화를 내놓으며 담대한 구성에 대한 거부 의사를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