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가처분’ 인용 여부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이르면 다음 주로 미뤄진 상황에서 전방위적인 여론전에 나서고 있다.
이러한 이 전 대표의 잇따르는 공격에 대해 무소속 양향자 의원이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준석의 팀킬, 대한민국 미래를 망치는 것”이라고 작심 비판했다.
양향자 의원은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공론의 장을 장악하고 있다. 자신이 속한 집권세력에 대한 ‘팀킬’로 미디어의 중심에 섰다. 새 정부의 핵심 메시지인 광복절 축사와 출범 100일 담화도 그에게 묻혔다. 국민들이 대통령의 입에서 미래 어젠다가 아닌 ‘이준석 얘기’를 듣고 싶게 만들었다. 경제·산업·대북·외교 등 주요 국정 방향에 대한 평가와 토론도 실종됐다. 국회에서도 ‘이준석 때문에 아무 일도 안 된다’는 말이 나온다. K-칩스 법안 등 미래 입법이 국민의 무관심 속에서 진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양 의원은 “억울했을 것이다. 반격하고 싶고, 자신의 힘을 과시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나 도를 넘었다. 정당한 분노를 넘어 경멸과 조롱의 언어로 폭주하고 있다. 양머리, 개고기와 같은 유치한 논쟁으로 정치를 소비되게 만들고 있다. 그는 지금 자신이 주도해서 만든 여당과 정권을 파괴하고 있다. 정치를 파괴하고, 국정을 파괴하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파괴하고 있다. 입으로는 ‘새 정부의 성공’을 말하지만, 실상은 새 정부의 실패를 이끌고 있다. 국정에 '총질'하고 대한민국의 미래에 ‘총질’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양 의원은 “그가 바라는 것은 단 하나, 온 세상이 자기편을 들어주는 것뿐인가? 정치인은 개인의 일이 아닌, 공적인 일에 분노하라는 말이 있다. 집권여당의 대표라면 더욱 그래야 한다. 구태에 맞선 청년 정치인이라면 더욱 그래야 한다. 온 국민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루키였지만 그는 지금까지 ‘정책적 전문성’도 ‘미래적 통찰력’도 보여주지 못했다. 이제 ‘도덕적 정당성’도 잃고 있다. ‘이준석은 싸가지가 없다’는 말은 용기와 독창성을 칭찬하는 말이기도 했다. 지금 그 말은 애민, 공감, 품위가 없다는, 말 그대로 욕이다. 그에게 정치는 국민 행복을 위한 여정이 아닌 그저 ‘게임’처럼 보인다. 명문 하버드를 나온 공학도인 그는 미래 과학기술로 무장된 공학도가 아니라 선거공학, 정치공학에만 밝은 ‘꾼’처럼 느껴진다. 승부사일지는 몰라도 정치인처럼 보이지 않는다. 당대표는 대통령 후보와 함께 정상까지 동행할 수는 있어도 정상에 오르는 순간 조용히 대통령의 뒤로 물러나야 맞다. 아직 늦지 않았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이제 조용히 한발 뒤로 물러나 때를 기다리면 좋겠다. 이준석에게는 여전히 시간도 많고, 기회도 많다. ‘선당후사’는 안되어도 ‘선국후사’는 할 수 있지 않은가. 한때 조카뻘인 그를 바라보며 한없이 든든했던 팬으로서, 다시 대한민국 정치의 희망이 되어주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조언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오후 SBS 8시뉴스와의 인터뷰에서도 윤 대통령의 공격을 이어갔다.
특히 이 전 대표는 “인사 참사나 인사 파문의 상당 부분에 대해 장 의원의 의도가 많이 작용했다는 얘기가 있다. 책임 여론보다 실제 져야할 책임이 좀 더 있다”며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 그룹 중 유독 장제원 의원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였다.
또 이 전 대표는 “최근 제가 ‘양두구육’ 하니깐 이철규 의원이 발끈하셨는데 그렇게 특이하게 반응하시는 분들을 보면 지적을 많이 했던 것이고, 장 의원은 ‘윤핵관’이라고 지칭되는 사람들 중 가장 이름이 알려졌기 때문에 많은 비판을 받으신 부분도 있다. 원래 장 의원이 대중적으로 인기가 없긴 하다”고 비꼬았다.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도 이 전 대표가 초등학생처럼 굴면서 해당행위를 했다며 윤석열 대통령에게 단호한 정리를 주문했다.
이 교수는 지난 17일 오후 KBS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와 인터뷰에서 “저도 정치에 몸담아 봤고 사실 사석에서는 온갖 얘기를 다 한다. 자기가 없는 자리에서 자기를 두고 무슨 말 했다는 건 건너면 다 귀에 들어온다. 그냥 이렇게 하는 것이지 그걸 공론회장에서 이렇게 터뜨리는 경우는, 이건 좀 비정상적이다”라고 비판했다.
이 교수는 “미국도 백악관에서 대통령이나 참모가 온갖 얘기를 다 하고 야당 의원들을 흉보고 험악한 얘기(를 한다), 트럼프가 참모들과 무슨 이야기를 했겠는가, 정권이 지나면 회고록 같은 데 (이런 욕도 했었다)라고 한다. 도대체 우리나라 정치가 이렇게까지 굴러가야 되는 건지 난 모르겠다”며 이 전 대표가 정치도의를 어겼다고 비난했다.
이 교수는 “정당이라는 건 군대가 아니기에 비판도 할 수 있는데 그것도 어느 정도 선이 있다. 그 선을 넘어서 공개적으로 인신공격하면 해당 행위가 되는 것"이라며 "야당이라면 모르겠는데 지금 여당이 저렇게 되는 건 초유의 사태다. 이렇게 질질 끌려가면 윤 대통령한테, 정권한테 굉장히 나쁘다”며 이준석 전 대표를 완전히 쳐내는 결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 전 대표의 핵심 지지층이던 청년 당원들도 “내로남불이다” “무책임한 처신”이라는 등 전 대표에게 등을 돌리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장예찬 청년재단 이사장은 “국민의힘에 이 전 대표를 따르는 청년들만 있는 게 아니다. 묵묵히 자리를 지킨, 이름 없이 헌신한 청년들은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바라고 있다. 여가부 폐지, SNS 한 줄 공약 시리즈 등은 이 전 대표가 아닌 청년 당원들의 노력이었다”며 “이준석 전 대표는 선당후사라는 숭고한 단어 앞에서 내로남불하지 말기를 바란다”고 비판했다.
이달 초 비대위 출범을 주장하며 청년 당원 성명서 발표를 주도한 강호승 전 청년보좌역도 “당시 후보의 지지율을 떨어트리기 시작한 것도 이준석이었고, 당의 대표씩이나 되는 사람이 이 공은 내꺼다 이러는 게 조금…”이라며 이 전 대표였다고 비판했다.
이러한 이준석 전 대표의 여론전에 대해 신평 변호사는 지난 16일 “그는 자신에게 조여오는 형사3종 세트, 즉 성상납, 증거인멸, 무고의 혐의들 중 성상납은 공소시효의 소멸로 벗어날 수 있으나, 나머지 두 개는 불가항력으로 그를 옭아맬 것이라는 현실적 인식을 이제 했으리라 본다. 범죄를 범한 사람이 수사망이 좁혀들 때 예외 없이 그렇듯 그는 자나 깨나 그 악몽에 시달려왔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검은 구름이 자신을 향해 닥쳐오는 것을 뻔히 쳐다보고만 있을 수는 없다는 판단을 내렸지 않았을까”라며 이 전 대표를 비난했다.
이어 신 변호사는 “그는 수사결과가 발표되고, 이어 기소되고, 또 재판에서 유죄판결이 나더라도 이는 모두 자신의 행위결과가 아니라 불화를 빚어온 세력이 가한 ‘정치적 박해’로 야기된 것에 불과하다는 프레임을 짜서 조심스럽게 그 실행에 착수한 것으로 보인다. 그 선행되는 모범(?)은 조국 교수가 잘 보였다. 조국 교수 부부는 형사적으로는 만신창이가 되었으나 여전히 건재하다. 자신도 그 프레임만 계속 깨지지 않게 건사해나가면 정치적 생명력을 잔존시킬 수 있으리라고 본 것이다. 그는 아마 앞으로 철저하게 ‘조국의 길’을 걸어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준석 전 대표가 당의 비상대책위원회 전환 효력을 정지해달라며 낸 가처분 신청 사건 결과가 일러도 다음 주에나 나올 전망이다.
서울남부지법 민사51부(황정수 수석부장판사)는 “신중한 사건 검토를 위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며 "이번 주 내로는 결정이 어렵다”고 18일 밝혔다.
이에 대해 주호영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준석 전 대표의 가처분신청 심의 결과와 관련해 “인용될 경우는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주 위원장은 또 “어제 우리 법률지원단 변호사 두 분이 오셔서 답변서를 준비한 것을 같이 봤다. 절차상 문제가 전혀 없는 것으로 (가처분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받았다”고 덧붙였다.
김성진 아이카이스트 대표의 법률 대리인인었던 김소연 변호사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법원 “이준석 가처분, 이번 주 내로는 결정 어려워”)이 속보 자체가 가처분의 요건 긴급성과 보전의 필요성이 없다는 것을 방증하네요. 천천히 하시죠. 본안 끝날 때까지. 비대위 일 얼추 마무리 될 때쯤 결정합시다”라며 가처분 기각에 의미를 두었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