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9년 이후 현장행사가 중단됐던 금융권 공동 채용박람회가 3년만에 다시 현장개최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채용박람회에서는 메타버스 모의면접을 비롯해 6개 시중은행의 채용면접이 진행되는 등 하반기 금융권 채용시장의 포문을 뜨겁게 달굴 것으로 보인다.
24일 오전부터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는 최근 잘 보이지 않던 ‘검은정장’의 청년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코로나19가 국내에 상륙한 2020년부터 오프라인 행사가 중단된 ‘금융권 공동 채용박람회’에 참가하기 위한 청년구직자들이다.
2017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6회째를 맞이하는 금융권 공동 채용박람회는 은행연합회·금융투자협회 등 6개 금융협회가 주최로 시중은행 6곳을 비롯해 금융권 58개사가 부스로 참가한다. 이날 개막식에 참석한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은 “최근 인력 수요 감소에도 금융권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채용을 늘려왔다”며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24일부터 25일 이틀간 개최되는 이번 채용박람회에는 각 금융사들의 채용방식과 정보 전달을 위한 부스를 시작으로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기업 등 6개 은행이 현장 채용면접을 진행했다.
실제 시중은행이 진행하는 채용면접 현장은 대기줄이 가득차있어 구직자들의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현장채용을 진행하지 않는 부스들에도 꾸준히 구직자들이 몰려들었으며, 구직컨설팅을 제공하는 부스는 예약자들로 인해 앉을 자리를 찾기 힘들 수준이었다.
NH농협은행 면접을 마친 한 모씨(31)는 “올해부터 금융권 취업을 준비했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채용박람회에 참가하게 됐다”며 “준비한 것을 전부 말하지 못해 아쉽다”고 소감을 남겼다.
지난해부터 금융권 채용을 준비한 김 모(30)씨는 “지난해 온라인으로 개최된 채용박람회는 화상면접을 진행했지만, 올해 대면 면접을 진행하니 현장감이 느껴졌다”며 “이번 면접에서 좋은 결과가 있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스 참가 업체들의 반응도 좋은 편이다. 특히 코로나19 기간을 거치며 변화된 금융환경에 맞춰 새로운 ‘취업 꿀팁’을 전달하는데 중점을 뒀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한 인사담당자는 “최근 디지털 금융 기법이 급격히 발전하다 보니 IT직군 지원자들이 아니더라도 기본적인 디지털금융 상식은 갖추는 것이 좋다”며 “또한 자기소개서도 이번 채용박람회에서 전문적인 상담사들이 있는 만큼 다시 한 번 다듬고 조언을 받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이번 채용박람회에서는 ‘메타버스 모의면접관’ 부스가 처음으로 도입됐다. 오프라인 행사가 마지막으로 열렸던 지난 2019년 ‘AI 모의면접’ 부스보다 더 정교하게 발전시킨 것이 특징으로, 참가자와 3명의 면접담당관이 메타버스 프로그램 내부에서 5명의 참가자들이 모의면접을 진행할 수 있다.
메타버스 모의면접에 참가한 이 모씨(33)는 “진지한 이야기들과 세부적인 조언들을 들을 수 있어서 만족스러웠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렇게 오랜만에 열린 채용박람회지만 아쉬운 점이 있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채용이 언제 진행되는지 일정이 나오지 않은 경우가 대다수기 때문. 또 다른 구직자 김 모씨(26)는 “하반기에 채용이 진행될 예정이라고 설명은 들었지만 규모가 얼마나 될지에 대해서 미정이라는 답변을 들었다”며 “분명히 유용한 정보들을 들었지만, 구직자들이 가장 원하는 정보들을 박람회까지 와서 듣지 못하고 가는 것은 아쉽다”고 지적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