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덕 괴시마을로 스며든 '지역기반 통합 프로그램'

영덕 괴시마을로 스며든 '지역기반 통합 프로그램'

마을 버팀목인 어르신 삶 자체 '가치 유산' 인정
2024년까지 마을 자산으로 남기는 프로젝트 진행

기사승인 2022-08-29 11:38:26
'마음 풀기' 프로그램에 참여한 어르신들이 손 마사지법을 배우고 있다. (영덕군 제공) 2022.08.29

문화재청이 국가민속문화재 제301호로 지정한 경북 '영덕 괴시마을'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마을 버팀목인 어르신들의 삶 자체를 '가치 유산'으로 인정, 마을 자산으로 남기는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는 것.

영덕문화관광재단에 따르면 괴시마을은 고려 말 대학자 목은 이색이 성장했던 곳이다.

현재 영덕에 남아 있는 한옥 고택 380채 중 56채가 이 곳에 자리한다.

괴시마을의 진정한 문화유산은 고택을 일평생 지키고 가꾸는 어르신들이다.

이 점에 집중해 출발한 지역기반 통합 프로그램이 '괴시리 전통마을의 할배 할매 이야기'다.

고령화로 점점 폐쇄되고 있는 어르신들의 마을 열기부터 마을 문턱 낮추기 등이 6월부터 시작됐다.

지난달 2일에는 상견례를 겸해 첫번째 마을 밥상 행사가 열렸다.

마을 앞마당이라 할 수 있는 천전택 끌에 큰 솥을 걸고 어르신 50명에게 백숙을 대접, 프로젝트 출발을 알렸다.

지난달 중순부터는 손과 손을 맞잡는 6주간의 '마음 풀기' 프로그램 운영에 들어갔다.

전문 강사가 어르신들의 거친 손을 마사지 해줬다.

어르신들은 '일생 처음 누리는 호강'이라며 만족해했다.

'할매와의 이틀밤' 프로그램에 참여한 초등학생의 그림. 괴시마을 고택에서의 판소리 공연 모습을 담고 있다. (영덕군 제공) 2022.08.29

지난 22일부터 2박 3일간 일가족이 고택에 머물며 체험하는 '할매하고 이틀밤'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영덕 안팎에서 신청한 가족 5개팀이 어르신과 식구가 돼 고택 생활을 체험했다.

마지막 날에는 가족들이 음식을 마련, 어르신에게 대접하며 훈훈한 정을 나눴다.  

다음달에는 어르신들의 가난했던 삶과 못다한 이야기, 간직해 온 나만의 보물을 자랑하고 기록하는 '할배 할매 말 좀 해 보소'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10월에는 고택에서 펼쳐지는 성과보고회 성격의 '내 마음의 보물전'이 대미를 장식한다.

김인 괴시마을 이장은 "프로젝트가 시작되면서 마을에 활력이 생겼다"면서 "마무리까지 잘 돼 마을이 더 발전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한편 영덕문화관광재단이 주관하는 이 프로젝트는 전국 문화원연합회 공모사업으로 추진된다.

올해부터 지역화, 사회화의 단계를 밟아 2024년까지 3년간 이어진다.

모든 과정은 영상 기록물로 마을에 보존된다.

영덕=성민규 기자 smg511@hanmail.net
성민규 기자
smg511@hanmail.net
성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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