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문화예산 6.5% 감소 지적...기재부 “4.6% 늘었다” 주장

[단독] 문화예산 6.5% 감소 지적...기재부 “4.6% 늘었다” 주장

임오경 “문화 예산 축소 위장하려는 시도”
전문가들 “매년 특이소요 발생...실질 증가 주장 납득 힘들어”
“긴축 재정 비판에 늘었다 항변” 정책 일관성 지적도

기사승인 2022-09-02 12:25:24
문화역서울284 기획전시.   사진=박효상 기자

 
기재부가 내년 예산안에 문화체육관광 분야 예산이 6.5% 줄었다는 지적에 대해 오히려 4.6% 늘었다고 항변했다. 비교 기준이 되는 올해 예산 9.1조원에서 특이요소 예산을 제외해야 한다는 논리인데 예산 전문가들은 특이사유가 발생하지 않는 해는 없다면서 기재부 주장에 의문을 품었다.

2일 쿠키뉴스가 임오경 의원실을 통해 기재부에서 제출한 자료를 확인한 결과, 기재부는 “(비교 기준이 되는) 2022년 실질적 문화체육관광분야 예산은 9.1조원이 아닌 8.1조원으로 봐야 한다”며 “이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 예산은) 4.6%(0.4조원)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기재부 주장대로라면 실질적으로는 예산이 늘었다는 것인데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의문을 품었다.

임오경 민주당 의원은 전날 국회서 열린 예결위 종합질의에서 내년 정부 예산안 중 문화체육관광 분야 예산이 6.5% 감소한 사실을 들며 윤석열 정부의 문화체육관광 분야 융성 의지가 있는지를 따져 물었다. 이어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실질적으로 4.6% 증가했다”고 밝혔고, 이와 관련된 자료를 임 의원실에 제출했다.

임 의원은 이날 쿠키뉴스와 인터뷰에서 “추 부총리의 주장은 문화 분야 예산 지원 감소를 감추기 위한 위장에 지나지 않는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우선 그는 기재부가 의원실에 전달한 자료를 예시로 들면서 비교 자체가 틀렸다고 꼬집었다. 또 기재부 주장대로 특이소요를 언급하면서 문화체육관광에 쓸 예산이 다른 명목으로 쓰였으면 이를 채워 넣어야 하는데 이를 전격 배제한 채 예산이 늘었다는 주장이 맞는지 지적했다.

임 의원은 “정부의 각 분야 지출 우선순위가 높은지, 낮은지 판단할 때는 특이소요 등 고려 없이 전체 총지출 증가율과 비교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정부는 코로나 한시지원금, 융자 이자보전금 등 특이요소는 올해 예산에서 빼야 한다는 논리인데 말 자체가 안 되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또 임오경 의원은 “문화체육관광 분야의 코로나 한시 지원 사례를 보면, 그해당 금액은 관광, 영화, 문화예술, 국민체육기금에서 가져간 것”이라며 “빼서 가져간 만큼 다시 기금을 지원해줘야 하는데 오히려 특이소요로 덮어버리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이어 그는 “지역관광자원개발과 같은 사업을 지역관광개발사업으로 변경 추진하는 것은 충당 재원이 관광진흥개발기금이라는 점에서 균특 회계의 지방이양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문체위 검토 보고 등이 있다”며 “기재부와 문체부가 국가재정 12개 분야 중 거의 하위인 문화체육관광분야 예산 확충을 위해 더욱 노력하라”고 밝혔다.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박효상 기자
전문가들은 특이소요를 뺀 채 비교하는 게 과연 옳은 비교 방식인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품었다.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2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내년 예산안을 보지 않아 정확히 알 수 없다”면서도 “특이사유를 빼고 비교하는 게 합리적으로 보일 수 있으나 사실 특이사유가 발생하지 않는 해는 사실상 없고, 이 주장대로라면 매년 모든 특이사유를 뺀 채 비교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경제전문가들은 긴축 재정 기조를 유지하겠다던 정부가 예산이 줄었다는 비판에 대해 늘었다고 재반박하는 모습은 정책 일관성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영한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제 부양을 강조하던 정부가 산업부 예산을 대폭 줄인 걸로 안다. 그렇다면 문화 예산도 적지 않게 줄었을 게 분명하다”며 “긴축 재정 기조를 밝힌 정부가 예산안이 축소됐다는 비판에 오히려 예산을 늘렸다는 식의 재반박을 하는 것은 정책 일관성 측면에서도 부적절하단 비판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황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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