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절반 이상을 무대 위에서 보낸 이에게 팬이란 어떤 의미일까. 1996년 그룹 H.O.T. 멤버로 데뷔해 한국 가요계에 한 획을 그은 가수 강타는 “팬은 동반자이자 가족”이라고 했다. 그가 “성공에 대한 부담”을 깨고 새 음반을 내는 이유도 팬들이다. 새 정규음반 발매를 앞두고 7일 온라인으로 만난 그는 “팬들과 음악으로 소통하고 싶었다”며 “팬들이 만족하고 자랑스러워할 음반을 만들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6시 공개되는 정규 4집 ‘아이즈 온 유’(Eyes On You)는 강타가 17년 만에 선보이는 새 정규음반이다. 타이틀곡 ‘아이즈 온 유’를 포함해 모두 10곡이 실렸다. 강타는 “얼떨떨하다”며 웃었다. 3집 발매 당시 방송국과 언론사를 돌며 신보를 홍보했는데, 온라인으로 새 음반을 홍보하려니 컴백이 실감나지 않는다고도 했다. 그는 “성공 여부를 떠나 오랫동안 함께해준 팬들에게 음악을 선물한다는 마음으로 준비했다”고 말했다.
타이틀곡 ‘아이즈 온 유’는 간결한 사운드와 감각적인 리듬이 어우러진 알앤비(R&B) 곡이다. 사랑하는 이와 시간을 보내며 느끼는 행복을 야경 속 함께 추는 춤에 빗댔다. 강타는 “최신 음악을 꾸준히 들어서 트렌드를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직접 부르려니 (예전과) 굉장히 달랐다. 짧은 시간 안에 어떻게 임팩트를 줄지 고민했다”고 돌아봤다. 솔로 음반에서 발라드 음악을 주로 들려줬던 강타는 신곡 뮤직비디오와 무대에서 춤도 춘다. 그는 “안무가가 시안을 보여줬을 땐 요즘 춤 같았는데, 내가 추니 1990년대 느낌이 더해져 자연스레 뉴트로가 됐다”며 웃었다.
이밖에도 음반에는 SM엔터테인먼트 후배 그룹 NCT 멤버 태용이 피처링한 ‘스킵’(Skip), 보컬 그룹 헤리티지가 목소리를 더해 웅장한 느낌을 주는 ‘버킷리스트’, 래퍼 팔로알토와 함께한 ‘러브 송’(Love Song) 등 신곡과 강타가 2005년 내놓은 정규 3집 타이틀곡을 새롭게 편곡한 ‘가면 2022’, 지난해 데뷔 25주년을 맞아 발표했던 ‘프리징’(Freezing), ‘7월의 크리스마스’, ‘아마’, ‘슬로 댄스’(Slow Dance)가 실린다. 강타의 주특기인 발라드는 물론, 알앤비, 댄스, 팝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울렀다.
강타는 “신보의 매력은 한마디로 ‘진화’다. 그동안 들려드린 목소리나 창법과는 다른,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다”고 자신했다. 또 “인생의 절반 이상을 가수로 활동했다. 팬들에게는 평생에 가까운 시간일 거라 생각한다”면서 “팬들에게 ‘늙고 지쳐도 함께해요’라는 말을 자주 한다. 세월이 흘러 나이를 먹고 우리의 모습과 상황이 변하더라도, 계속해서 여러분 곁에서 음악을 들려드리겠다는 말을 팬들에게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