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인이 기다린 애플 신제품이 7일(현지시간) 공개됐다. 아이폰 14부터 워치·에어팟 등 웨어러블 기기도 새 단장했다. 관심을 모은 아이폰 ‘노치’(화면 상단 M자형 테두리)는 4개 모델 중 ‘프로’라인에만 적용됐다. 기기 값을 더 내지 않으면 이용자는 약정기간 동안 또 ‘노치의 늪’에 빠져야한다. 아이폰 13 시리즈에서 선보인 ‘미니’는 이번에 빠졌다. 수요가 덜했던 점을 감안하면, 다음 세대도 14 시리즈처럼 상품 라인업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노치 없앤 아이폰 14 프로라인
아이폰은 세대를 거듭할수록 길어진다. 가장 기본형인 ‘아이폰 14’ 세로 길이는 154㎜로 전작(146.7㎜)보다 7.3㎜ 길다. 무게(172g)는 대신 1g 줄었다. 상위 모델인 ‘아이폰 14 플러스’를 두고 애플은 ‘아이폰 역대 최고 배터리 성능’이라고 자부한다. 동영상 재생 기준 ‘아이폰 14’는 최대 20시간, ‘아이폰 14 플러스’는 최대 26시간이다. 아이폰 13(최대 19시간)과 비교하면 배터리 지속성은 비교적 개선됐다. 배터리 수명이 정확히 몇 시간인지는 언급되지 않았다.
아이폰 14는 조도가 낮은 환경에서도 좋은 사진을 건질 수 있도록 카메라 성능을 개선했다. 메인 카메라는 2.5배, 울트라 와이드 카메라는 2배 향상됐다. 또 액션 모드·시네마틱 모드를 지원한다. 위급 시 대신 구조요청을 해주는 ‘충돌감지’ 기능은 주목할 만하다. 심각한 자동차 충돌 사고가 발생하면 기기가 감지해 119에 전화를 걸어주고 긴급 연락처로 알림까지 보내준다. 항공우주 등급 알루미늄으로 마감했고 생활방수 기능이 있다. 스마트폰 두뇌에 해당하는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는 A15 바이오닉칩을 탑재했다. 색상은 5가지(미드나이트·퍼플·스타라이트·프로덕트레드·블루)고, 가격은 125만원부터다.
고가인 프리미엄 라인을 더 많이 팔려는 의지는 곳곳에서 보인다. 아이폰 14 시리즈는 두 기본 라인과 프리미엄 라인(프로·프로맥스) 등 4종인데, 프리미엄 라인엔 기본 라인에 달린 노치를 없앴다. ‘다이내믹 아일랜드’라는 이름의 상시 표시 디스플레이를 달았다. 노치를 축소해 정보 표시 디스플레이처럼 바꾼 건데, 지도, 음악, 타이머 등 목적에 맞게 자유자재로 쓸 수 있다. 프로라인 AP는 A16 바이오닉이다. 애플 AP 중 최초로 4나노미터 공정(반도체 회로선폭)에서 제작된 제품이다. ‘동급상품 대비 40% 빠르고 전력 소비는 3분의 1 수준’이라고 애플은 설명한다. 4나노미터 공정은 대만 TSMC가 생산하고 있으며, 삼성은 이를 더 미세화한 3나노미터 공정에 성공한 바 있다. 아이폰 14 프로는 155만원, 아이폰 14 프로맥스는 175만원부터다. 소비자들은 우선 비싼 가격에 혀를 내두르고 있다.
더 단단해진 애플워치
애플이 아이폰과 함께 웨어러블 신제품도 2종 공개했다. 이중 애플워치 울트라는 스포츠 등 아웃도어 활동에 적합한 모델이다. 애플워치는 보호케이스를 씌우지 않으면 충돌에 매우 취약하다. 애플워치 울트라는 49㎜ 티타늄 케이스에 100미터 방수, IP6X 방진등급 등 내구성을 강화했고 GPS안테나도 탑재했다. 잠수 중엔 수온도 측정해준다. 최대 36시간을 쓸 수 있고 저전력 모드는 최대 60시간을 지원한다. 극한에서도 쓸 수 있을 만큼 견고하지만 가격이 만만찮다. 114만9000원으로 기존 워치 두 개를 사고도 남을 가격이다.
최근 삼성전자가 발표한 워치 신작인 ‘갤럭시 워치 5프로’와 닮은 점이 몇 가지 있다. ‘갤럭시 워치 5프로’ 역시 야외 활동에 특화한 기능들을 담고 있다. GPS를 활용한 길 안내 등이다. 마찬가지로 알루미늄보다 20배 단단한 티타늄으로 마감했다. 아웃도어용 스마트워치로 두 제품이 경쟁할 전망이다. 애플은 워치 8과 보급형인 SE도 함께 선보였다.
에어팟 프로 2세대도 같은 날 출시됐다. 주변 소음을 차단하는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 2배 개선됐다. 노이즈 캔슬링을 활성화한 상태에서 최대 6시간, 충전 케이스를 이용하면 청취 시간이 최대 30시간까지 늘어난다. 손가락 스와이프로 음량을 조절하고 본체를 눌러 음악 재생, 일시중지, 전화 수신이 가능하다. H2칩을 탑재했다. 가격은 35만9000원이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