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받고 싶은 대통령 명절 선물...무슨 의미 담았나 [쿡 추석정치 2022]

한 번 받고 싶은 대통령 명절 선물...무슨 의미 담았나 [쿡 추석정치 2022]

尹, 취임 후 첫 명절 선물...지역 안배 눈길, ‘통합’ 메시지
文, ‘평창 올림픽’ 성공 기원 등 정치 구호 활발히 전해
지역 특산물 구성은 노무현 정부 때부터
YS ‘통영 멸치’·DJ 신안 김‘ 주로 선물

기사승인 2022-09-10 06:00:17
윤석열 대통령의 추석 선물.   사진=대통령실 제공

대통령의 명절 선물은 언제나 국민적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단순한 선물이 아니라 정치적 메시지와 대통령의 국정 철학이 반영될 수밖에 없어서다. 특히 취임 후 처음으로 공개되는 윤석열 대통령의 명절 선물에 어느 때보다 관심이 크다.

1일 대통령실에서 공개한 대통령 추석 명절 선물은 각 지역 특산물로 채워졌다. 전남 순천 매실과 전북 장수 오미자청, 경기 파주 홍삼양갱, 강원 원주 볶음 서리태, 충남 공주 맛밤, 경북 경산 대추칩 등이 담겼다. 명절 선물 외부에는 ‘대한민국 대통령 윤석열’과 함께 ‘김건희’라고 적혀 있다.

윤 대통령의 이번 명절 선물은 무엇보다 통합의 의미가 담긴 걸로 보인다. 지역 특산물에 지역적 안배에 신경 쓴 모습이 역력하다. 또 국내 농산물 촉진의 의미도 담았다. 

윤 대통령 취임 이후 정치권 전반에 걸쳐 국민적 통합보다 갈등과 반목이 계속되는 가운데 지역적 화합을 비롯한 통합을 강조하고 위기를 국민이 똘똘 뭉쳐 이겨나가자는 정치적 메시지를 낸 걸로 해석된다.

윤 대통령은 선물 메시지 카드에 “어렵고 힘든 시기이지만 묵묵히 흘린 땀과 가슴에 품은 희망이 보름달처럼 환하게 우리 미래를 비출 것”이라면서 “더 풍요롭고 넉넉한 내일을 위해 국민 한 분, 한 분의 마음을 담겠다”고 적었다.

윤 대통령의 취임 후 첫 명절 선물은 이달 초 각계 인사 1만3000여 명에게 전달됐다. 선물 발송 대상에는 각계 원로를 비롯해 호국영웅 및 유가족, 사회적 배려 계층, 누리호 발사 공헌 관계자 등이 포함됐다. 

또 윤 대통령은 이달 초 서울 종로구 창신2동을 찾아 기초생활 급여와 기초연금을 받으며 혼자 생활하는 80대 어르신을 찾아 해당 선물을 직접 전달하기도 했다.

문재인, ‘임시정부 적통 계승’ ‘평창 올림픽 성공 기원’ 메시지 담기도
명절 선물, 술 포함 특색 
 
임기 중 평창 동계올림픽을 개최하고,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을 겪은 문재인 정부는 시기에 맞춰 확실한 정치적 메시지를 냈다. 

지난 2019년 설 명절 선물로는 경남 함양 솔송주, 강원 강릉 고시볼, 전남 담양 약과와 다식, 충북 보은 유과 등 지역 전통식품 5종으로 구성했다. 연하장에는 “그 어느 때보다 설렘이 큰 새해입니다. 3·1운동과 임시정부수립 100년이 되었습니다.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 함께 잘 사는 사회 새로운 100년의 시작으로 만들겠습니다”라면서 대한민국 정부가 임시정부를 계승한다는 정치적인 구호를 분명히 했다. 또 국가 보훈 관계자들에게 이를 보내 국가 안보에 대해 강조했다.

또 문재인 대통령은 술을 명절 선물에 포함해 주목받았다. 평창 동계 올림픽 시기와 겹쳤던 지난 2018년 설 명절 때 평창 특산물인 평창 감자술을 골라 평창 올림픽의 성공을 기원했다. 이에 앞서 2017년 추석에는 평창 올림픽 성공을 기원하면서 평창 잣을 선물에 포함시키기도 했다.

임기 마지막 명절인 올해 설에는 경기 김포 문배주가 포함됐다. 술을 마시지 않는 국민에겐 문배주 대신 꿀을 담아 선물했다.

평창산 ‘평창 감자술’을 포함한 문재인 대통령의 설 명절 선물 세트.   사진=청와대 제공

노무현 정부 때부터 여러 지역 특산물로 구성
YS ‘통영 멸치’·DJ 신안 김‘ 주로 선물

지역 특산물로 채워진 명절 선물이 만들어진 것은 노무현 정부 시절부터다. 지역 안배를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노 대통령은 매년 명절 각 지역적 특색을 담은 선물세트를 만들었고, 이후 들어선 정부에서도 이를 이어받으면서 지금까지 이르렀다. 

노무현 대통령은 취임 후 첫 추석 선물로는 지리산 복분자주와 경남 합천 한과를 포함해 영호남 화합을 강조했다. 당시 청와대는 해당 선물에 대해 “호남과 영남 특산품을 합친 국민통합형 선물”이라고 설명했다.

노무현 정부 이전 대통령들도 명절 때마다 선물을 하곤 했었다. 다만 여러 지역 특산물을 함께 담은 게 아니라 특정 품목을 주로 선물했다. 경남 통영 출신인 김영삼 전 대통령은 멸치를 주로 선물했다. 정계 입문한 이후에는 항상 주변에 멸치만을 선물했다고 전해진다. 

또 전남 신안 하의도 출신 김대중 대통령은 고향 특산물인 신안 김과 한과 녹차 등을 주로 선물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대통령의 명절 선물은 개인 자격으로 주는 게 아니기 때문에 분명 정치적 의미와 메시지를 담고 있다”며 “어떤 내용물을 구성했고, 또 누구에게 주느냐에 따라서 무엇을 강조하고 싶은지 또는 어떤 방향으로 국정을 끌고 갈 것인지를 간접적으로 드러낸다”고 말했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황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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