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살, 청춘을 노래하는 싱어송라이터 ‘유토’

스무 살, 청춘을 노래하는 싱어송라이터 ‘유토’

기사승인 2022-09-11 06:00:17
뮤직비디오에 등장하는 한 청년이 흐트러진 침대 위에서 눈을 뜬다. 평범하게 하루를 준비하던 그는 느닷없이 나무들이 우거진 숲속에 던져진다. 익숙하지 않은 풍경에 헤매면서도 꿋꿋하게 직진한다. 그리고 청량한 목소리로 노래한다. “이제 드디어 나도 스물이야 / 어제와 오늘 전혀 다르지 않지 / 설렘 뒤엔 두려움이 나를 둘러싸고 / 술에 취해 맞이하는 아침”

뮤직비디오 속 주인공은 스무 살 싱어송라이터 유토(JUTO, 본명 김찬영)다. 그는 ‘스물’이라는 노래를 통해 과거와는 다른 환경에 놓인 사회초년생들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지난 2020년 엠넷(Mnet)의 힙합 오디션 프로그램 ‘고등래퍼4’에 출연해 인지도를 놓은 그는 록 등으로 장르를 넓혀가며 대중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유토가 지난 4월에 발매한 정규앨범 ‘THE MIDNIGHT’에는 총 11곡이 수록됐다. 음악은 모두 하나의 이야기로 이어진다. 더블 타이틀곡인 스물과 ‘골목길’을 중심으로 이제 막 발돋움한 청춘의 서사시를 그렸다. 유토는 다소 진부할 수 있는 방황하는 청년이라는 주제를 사실적으로 담아냈다. 공식 유튜브 채널 댓글 창에는 많은 이들이 “노래를 들으며 많은 공감과 위로를 받았다”는 댓글을 달기도 했다. 이외에도 EP ‘THE CHANCE’, ‘TAKEOFF’, ‘CAROL’ 싱글 앨범을 발매하며 꾸준한 음악 활동을 이어왔다.

자기만의 메시지를 담아 청춘을 노래하는 유토를 지난 8월18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음원 유통사 phooey 사무실에서 만났다. 아래부터는 그와의 질의응답.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싱어송라이터로 활동 중이다. 영감을 주는 원천이 있다면

정해둔 건 없다. 내가 듣기 좋은 곡이 남들에게도 좋지 않을까. 곡 자체에도 신경을 많이 쓰지만, 곡에 어울리는 뮤직비디오가 무엇일지 고민을 많이 한다. 곡을 먼저 만들어두고 이 노래에 적합한 영상이 무엇일지를 떠올린다. 예를 들어 ‘한강을 산책하며 들을 만한 산뜻한 노래’를 만들고 싶을 때는 한강을 배경으로 한 영상을 찾아본다. 영화와 다른 뮤직비디오 등 다양한 영상 매체를 자주 참고한다. 좋은 영상이라면 종류에 구애받지 않는다.

작사·작곡뿐만 아니라 뮤직비디오 제작까지 모두 겸하고 있다. 작업물을 평가할 때 중요한 요소가 있다면 무엇일까 

사람들에게 얼마나 자신만의 감성을 잘 전달할 수 있는지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음악 자체만을 잘하는 사람들은 너무 많다. 더 나아가 다른 아티스트와 확연히 구분되는 개성과 매력이 필요하다. 대중성과 함께 나만 전달할 수 있는 감성을 살리려고 노력하고 있다. 동료 뮤지션들과도 협업하고 피드백을 주고받는다. 동시에 흔들리지 않고 음악성을 지키려는 면도 있다.

아티스트로서 본인이 가진 감성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공감을 줄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경험을 토대로 진솔하게 가사를 적는다. 일화를 구체적으로 녹여냈다. 방황하는 청춘이라는 큰 줄기에서 이야기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또래 청춘들의 공감을 얻었다. 20대들로부터 제 노래가 큰 공감과 위로가 된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고는 했다. 스스로도 진솔한 이야기를 노래에 담아내면서 위로받고 있다.

또한 하나의 주제, 한정된 장르가 아니라 다양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정규앨범에서는 방황하는 청춘을 화두로 뒀다. 다소 진중한 느낌의 음악들로 구성됐다. 지난 8월에는 동료 아티스트 재하(JAEHA)와 협업해 ‘그해 여름’이라는 곡을 발표했다. 귀에 쏙쏙 꽂히는 구절이 반복되는 훅송이다. 청량함과 중독성 있는 멜로디로 가볍게 즐길 수 있다.

THE MIDNIGHT 앨범 제작 비하인드가 있다면

스무 살을 앞두고 마주했던 고민과 갈등을 녹여낸 앨범이다. 고등학교 3학년, 쏟아부은 노력에 비해 두드러진 음악적인 성과를 내지 못했다. 조급함이 앞섰다. 번아웃이 찾아와 한동안 음악 활동 자체를 멈췄다. 친구들과 모여 평범한 시간을 보냈다. 번화가에 놀러 가거나 PC방에서 게임을 즐겼다. 미술관에 가서 예술작품을 살피기도 했다. 평소에는 하지 못한 일들이었다. 치유의 시간을 보낸 후, 나만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담아내자는 생각이 들었다. 나와 같이 방황하던 사람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주고 싶어 만든 앨범이다. 여러모로 애정이 간다.

THE MIDNIGHT에서 가장 마음이 가는 곡은 무엇인가

가장 심혈을 기울인 곡은 골목길이다. 유년 시절을 보낸 강원도 골목길의 추억을 담았다. 친구들과 술래잡기하며 고민 없이 행복하게 보낸 시기였다. 그때 그 골목길은 개발로 사라졌다. 지금은 골목길도 없고, 나 역시 앞으로 나아가야 할 때다. 이런 취지를 담아 곡을 만들었다. 아이에서 어른으로 커가며 겪는 성장통을 제 경험에 빗대어 재해석했다. 가사에 묻어나오는 메시지가 앨범의 전반적인 주제 의식을 관통한다.

가장 직관적으로 기사를 쓴 곡이기도 하다. ‘매일 앉아있던 그곳 / 그곳에 머물러 / 나는 도대체 무얼 기다리고 있었던 걸까/ 오랜 기다림에 끝 맺힌 결말 / 남은 건 앞으로 나아가는 것‘ 처음 가사를 쓰고 나서 너무 직관적이라는 생각에 폐기하려고도 했다. 그런데 협업 중인 프로듀서 형이 ‘지금 네 앨범이 분위기와 가장 잘 어울린다’며 만류했다. 꼼꼼히 가사를 다시 가다듬었다.

늘 청춘을 노래하기란 쉽지 않을 것 같다. 5년 뒤에는 어떤 아티스트가 되고 싶나

장르적인 다양성을 확보하는 게 목표다. 분야별로 앨범을 내고 싶다. 록과 뮤지컬, 기회가 된다면 발라드도 도전해보고 싶다. 이 가운데 나만의 개성을 잃지 않고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 앞으로 청춘의 성장통 외에 나만의 이야기를 음악으로 풀어낼 계획이다. 사랑을 주제로 하는 노래도 만들어보고 싶다.

황은진 쿠키청년기자 rosenwhite@naver.com 
민수미 기자
min@kukinews.com
민수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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