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초유의 고로 중단 사태...인재 가능성 제기

포스코, 초유의 고로 중단 사태...인재 가능성 제기

압연 공장 인근 하천 범람 우려 꾸준히 나와
시설 개선에 미온적 내부 비판도

기사승인 2022-09-11 18:50:37
피해복구 작업하는 포항제철소 임직원들.   사진=포스코

태풍 ‘힌남노’로 인해 49년 만에 포스코 포항제철소 고로 3기가 가동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산업의 쌀이라고 불리는 ‘철’을 만드는 철강업의 부침에 따라 국내 산업계 미칠 파장도 적지 않을 걸로 보이는 가운데 이번 재난이 천재(天災) 아닌 인재(人災)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시간당 최대 110.5mm 폭우를 내린 자연재해에 따른 피해는 어쩔 수 없지만, 대비 부족으로 막을 수 있는 피해를 키웠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11일 쿠키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포스코는 태풍 ‘힌남노’에 따른 침수로 지난 6일 포항제철소 2·3·4고로가 휴풍(가동 중단)에 들어갔다. 나흘만인 10일 3고로가 정상 재가동에 들어갔으며, 이르면 12일 중 나머지 2·4고로도 정상 가동한다는 방침이다.

고로는 재가동되지만 가장 피해가 컸던 압연(열과 압력을 가해 철을 가공하는 작업) 라인은 회복까지 상당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긴급 인력이 투입돼 배수와 함께 진흙 제거 작업이 진행 중이지만, 배수에 이어 장비 곳곳까지 스며든 이물질을 완벽히 제거하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일 예상된다. 

이번 침수 피해는 천재가 아닌 예정됐던 인재라는 주장이 내부에서부터 나오고 있다. 특히 가장 피해가 심했던 압연 라인 공장 인근 하천의 범람은 과거부터 지적이 돼 왔던 사인엔데 시설 개선에 나서지 않았고, 결국 이번 태풍으로 인해 그 문제가 결국 드러났다는 것이다.

철강산업 내부 관계자는 쿠키뉴스에 “과거에도 집중호우 시에는 포항제철소 인근 하천들이 수량을 감당하지 못해 범람할 조짐을 계속 보여왔고, 포스코 내부에서도 인식하고 있었지만 이에 대한 개선 시도나 투자는 뚜렷하게 없었다”며 “오히려 하천을 메워 산책로로 꾸미거나 하천 기능 강화보다 경관 조성에 더욱 치중한 모습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포스코 광양제철소의 사례와 비교했다. 해당 내부 관계자는 “광양제철소는 집중호우에 대비해 순차적으로 배수로 공사를 통해 배수관을 큰 걸로 교체하는 등 빠르게 배수 효과를 내려고 시설 투자해 재해에 대비해왔던 걸로 안다”며 “이번 포항제철소 침수 사태가 안타깝지만, 이는 천재보다 인재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포스코는 추석 연휴 동안 하루 300여 명의 광양제철소 직영·협력사 직원을 복구 작업에 투입했다. 또 경북도와 해병대로부터 중장비와 인력 지원도 받고 있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황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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