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심전환대출 관련 내방이요? 한 분도 방문하지 않았고…문의는 몇 건 있었습니다. 내부 회의에서 나온 예상과 비슷했어요”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을 고정금리로 바꿔주는 정부지원 상품 ‘안심전환대출’이 15일자로 신청을 받기 시작했다. 앞서 2015년과 2019년 진행된 1·2차 안심전환대출 신청 당시 영업점에 신청자들이 몰리면서 극심한 혼잡이 일어난 것과 달리 2022년의 영업점은 일반 금융서비스 신청을 위한 고객들만 찾아볼 수 있었다.
15일 오전부터 점심 이후까지 영등포역 인근의 시중은행 영업점들은 이전과 다를 것 없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기자가 처음 방문한 A은행 신길동지점에서는 외환업무나 기본 금융서비스들을 이용하기 위해 창구에 방문하는 고객들이 대부분이였고, 대출창구는 한산했다. A은행 창구담당자는 “안심전환대출 관련으로 내방한 고객은 오늘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1명의 고객님만 오전에 문의를 주셨고, 오히려 출시 전에 정보를 물어보는 고객들이 더 많았다”고 말했다.
영등포역 인근의 B은행도 상황은 비슷했다. A은행 신길동지점과 달리 B은행 영등포점은 접근성이 훨씬 높고 규모도 더 큼에도 불구하고 안심전환대출 신청을 진행하고 있는 고객은 찾아볼 수 없었다.
B은행 창구담당자는 “지난 2019년의 선례가 있던 만큼 마음의 준비를 했는데 접수 신청을 위해 방문한 고객은 오전에 한 명밖에 없었다”며 “몇 분의 고객님들은 전화로 문의를 주셔서 온라인 신청법을 안내해드렸다”고 설명했다.
안심전환대출은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을 연 3.80%~4.00%라는 낮은 고정금리로 갈아탈 수 있게 해주는 정부지원 상품이다. 지난 2015년과 2019년 두 차례에 걸쳐 안심전환대출 접수를 받은 바 있는데, 당시 신청자들이 시중은행 창구에 몰리면서 극심한 혼란이 빚어진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전혀 달라졌다. 주민등록번호 출생연도 끝자리에 따라 가입 신청 요일이 다른 ‘요일제 방식’을 도입했으며 주택가격에 따라 신청시기를 각각 다르게 설정하면서 신청시기를 분산한 것이 주효한 것.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번엔 주택가격별 순차접수 ‘2부제’와, 출생연도 끝자리에 따른 요일 ‘5부제’를 동시에 적용하면서 신청자들이 분산된 것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또한 코로나19 기간 일반 금융소비자들이 비대면 금융에 익숙해지면서 적극적으로 온라인 신청을 하게 된 것도 혼잡을 피하게 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지난 두 차례의 안심전환대출과 달리 이번 안심전환대출이 ‘주택 가격’의 폭등으로 신청자들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안심전환대출은 KB시세·한국부동산원 시세 기준으로 4억원 이하 주택만 신청할 수 있는데, 코로나19 기간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면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게 됐다는 주장이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실제로 업권 내에서도 주택가격이 꾸준히 상승한 수도권은 안심전환대출 신청 수요가 낮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었다”며 “다만 지방의 경우 가격대가 큰 상승폭을 보인게 아니다 보니 수요가 높을 가능성이 있어서 추가 인원을 잠시 파견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방은행에서도 여전히 큰 혼잡이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한다. 지방은행 관계자는 “문의 자체는 많이 들어오고 있지만 지방은행들의 경우 신청은 주택금융공사에서 주관하다 보니 내방하는 고객들은 없는 상황”이라며 “이후 주금공에서 승인이 떨어진 뒤 서류작성을 위해 후일에 방문하는 고객들이 많아 질 것이라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