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보험업계의 RBC(지급여력)비율이 상승했다. 금융당국이 보험사 건전성 규제 산출 규정을 일부 완화하면서 생겨난 영향 탓이다.
26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6월 말 기준 보험회사 RBC 비율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전체 보험사 RBC 비율은 218.8%로 전 분기말(209.4%) 대비 9.4%p 증가했다.
RBC 비율은 요구자본 대비 가용자본의 비율을 뜻한다. 보험업감독규정은 이 비율이 100% 미만으로 떨어질 경우 감독당국이 경영개선권고를 내리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150%를 권고치로 정하고 있다. 또한 RBC 비율은 보험회사의 재무건전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로 이용된다.
업권별로 보면 생명보험사의 RBC 비율이 216.2%로 7.4%p 증가했으며, 손해보험사의 RBC 비율이 223.2%로 12.7%p 상승했다.
보험사 RBC 비율은 최근 금리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보유채권의 평가 손실 확대가 이어졌다. 이는 지난해 3분기 이후 3개 분기 연속 내림세가 지속된 상황. 이에 금융당국은 보험사의 RBC 비율 하락에 대응해 6월 결산 때부터 책임준비금 적정성평가(LAT) 제도상 잉여액(원가평가 보험부채-시가평가 보험부채)의 40%를 가용자본으로 인정하는 방안을 적용하기로 했다.
이 결과 기타포괄손익누계액이 23조4000억원 감소했음에도 LAT 잉여액이 33조3000억원 늘어 가용자본 증가에 기여했다.
회사별로 보면 MG손해보험이 74.2%로 감독기준(100%)을 크게 하회했다. MG손보는 현재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돼 금융당국의 관리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생보사 중에선 처브라이프생명보험이 145.7%로 금융당국의 권고 수준(150%)을 밑돌았고, DB생명(150.2%), IBK연금보험(155.4%), 흥국생명(157.8%)이 150%대로 권고치를 넘겼다.
국내 손보사 중에선 한화손보(135.9%), 캐롯손보(149.1%)가 당국 권고 수준을 밑돌았고, 흥국화재(154%)가 150%대를 기록했다.
이 중 한화손보와 캐롯손보는 RBC비율 개선 작업이 마무리단계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캐롯손해보험 관계자는 “1750억 유상증자를 통해 (유상증자 실행 시점 기준) RBC 비율을 831%까지 개선했다”고 말했다.
한화손보는 K-ICS(킥스)가 도입되면 자기자본이 3조원 수준으로 10배 넘게 증가해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또한 현재 한화손보가 추진하고 있는 사옥매각이 성사될 경우 RBC비율은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