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그룹으로부터 수억원대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현 킨텍스 대표이사)가 구속됐다. 쌍방울그룹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변호사비를 대납했다는 의혹을 검찰이 수사 중인 가운데 이 대표와 쌍방울그룹의 연결고리로 지목받아온 이 전 부지사가 구속되면서 당시 도지사였던 이 대표로까지 수사를 확대할지 주목된다. 

28일 수원지법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및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이 전 부지사와 뇌물 공여 등 혐의를 받는 쌍방울 A부회장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법원은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영장 발부 이유를 설명했다. 

이 전 부지사는 지난 2018년 8월부터 올해 초까지 쌍방울로부터 법인카드 사용 등의 명목으로 2억5000여만원 상당의 뇌물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2017년 3월 쌍방울 사외이사로 지내다가 부지사를 역임한 2018년 8월부터 2020년 1월, 킨텍스 대표를 맡은 2020년 9월부터 올해 초까지다.

또 자신의 측근 B씨를 쌍방울 직원으로 허위등재해 임금 9000여만원을 지급받도록 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이 전 부지사가 뇌물을 받은 대가로 쌍방울이 2019년 1월과 5월 중국 선양에서 북측 조선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및 민족경제협력연합회 등과 경제협력사업 관련 합의서를 작성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 전 부지사는 전날 구속영장실질 심사에 출석하면서 “혐의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법인카드를 왜 사용했는지’에 대한 질문엔 “사용하지 않았다”며 “오해를 풀고 나와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다. 

검찰은 구속된 이 전 부지사 등을 상대로 뇌물의 대가성을 집중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당시 도지사였던 이 대표가 이 전 부지사와 쌍방울 간 유착 관계를 알고 있었는지 등도 살펴볼 가능성이 있다. 

이와 별개로 검찰은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였던 2018년 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을 당시 쌍방울이 이 대표의 변호사비 20억원을 대신 내줬다는 의혹도 수사 중이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