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노후화를 이유로 본사 이전을 추진한다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주장이 사실과 다른 걸로 확인됐다. 소진공이 위치한 건물이 오래되긴 했으나 무리하게 이전을 추진할 만큼은 아니라는 게 복수 관계자들의 말이다.
소진공은 지난 28일 본지에 본사 이전과 관련해 “현재 있는 건물에 비가 새 이전을 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해명과 달리 해당 건물은 비가 와도 물이 새거나 하지 않는 걸로 드러났다. 소진공이 있는 건물은 지난 1993년 완공돼 연식이 오래되긴 했으나 현재 잘 관리되고 있고 최근에는 수십억원을 들여 건물 보수까지 마쳤다.
소진공이 입주한 건물의 관리사 측 관계자는 29일 본지와 통화에서 “비가 오면 건물에 비가 샌다고 소진공 측에서 밝혔으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며 “소진공에서 자체 설치한 정수기, 에어컨 등 관리 소홀로 비가 샌 적이 있는데 그걸 대외적으로 건물이 노후 돼 비가 샌다고 표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2020년에 대전지역 폭우 당시 소진공 입주 층이 아닌 다른 층에 일부 비가 샌 적은 있지만 이때도 대전 다른 건물에서도 비가 샜다”며 “28억여원을 들여 건물을 보수하고, 7000여만원을 투입해 옥상 방수 처리했고 그 이후에는 비가 샌 적조차 없다”고 항변했다.
또 ‘건물에 비가 샌다’는 소진공의 일방적인 주장으로 건물관리사 소속 직원들은 일자리를 잃을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고 강한 우려감을 드러냈다.
그는 “비가 새는 건물이라고 하면 누가 건물에 입주하려고 하겠느냐”며 “어떤 의도가 담긴 주장인지는 모르겠지만 ‘무심코 던진 돌에 맞은 개구리’ 심정”이라고 전했다.
소진공의 본사 이전 시도는 올해 7월 박성효 이사장 취임 이후 본격화됐다. 이전에는 이전 논의가 구체적으로 이뤄지지 않았지만, 이상하리만큼 박 이사장 취임 후 모든 것들이 빠르게 추진됐다.
익명을 요구한 내부 관계자는 “공단의 수장인 박 이사장이 일방적으로 이전을 밀어붙이고 있어 임직원 그 누구도 이전을 반대하고 있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직원들도 이전에 동조하지 않는 분위기이나 혹여 인사권을 쥔 이사장에게 찍힐까 숨죽이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익명 제보자는 “직원 중 한 명이 이사장에 건물이 물도 새 환경이 안 좋다고 말하니 그걸 과장해 이전의 명분을 만든 것”이라며 “어제 나온 해명도 결국 이전을 위한 핑계일 뿐”이라고 밝혔다.
대전 유성을을 지역구로 둔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소진공의 본사 이전 추진은 옳지 않다고 답했다. 이 의원은 이날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소진공이 원도심인 대전 중구에 위치한 이유는 소상공인들을 육성하고 지원한다는 기관의 특성을 고려한 까닭도 있다”며 “그런 걸 무시한 채 이전한다는 자체가 옳지 않고 특히 이사장이 독단적으로 이전을 추진하려는 모습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건물에 비가 샌다는 소진공의 거짓 주장에 건물관리 관계자들이 일자리를 잃을 위기에 까지 처했다고 하면 이건 꽤 큰 문제”라고 부연했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