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軍성추행, 상담관 늘리면 뭐하나…절반도 못 미쳐 

계속되는 軍성추행, 상담관 늘리면 뭐하나…절반도 못 미쳐 

기사승인 2022-10-03 13:58:17
작년 10월 용산 국방부 앞에 설치된 고(故) 이예람 공군 중사 시민분향소. 사진=연합뉴스
국방부가 최근 여군 성범죄가 끊이질 않는 것과 관련 피해자 보호를 위해 성고충상담관 정원을 배로 늘렸으나 인력 확보는 그에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국방부가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송옥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배진교 정의당 의원에게 제출한 '각군별 성고충상담관 현황' 국감자료에 따르면 육·해·공군, 해병대, 국방부직할부대의 성고충상담관(성고충 전문상담관) 인력은 총 7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정원 103명의 68% 수준이다.

지난해 공군 간부의 하급자 성추행과 부실한 사후 대처로 피해자가 극단선택에 이른 사건을 계기로 국방부는 성고충상담관 확충을 추진했다. 지난해 5월 대한민국 공군 제20전투비행단 소속이었던 공군 부사관 고(故) 이예람 중사는 상관인 장 모 중사에게 성추행을 당해 여러 차례 신고하였으나 모두 묵살되었고, 2차 가해까지 당한 것 끝에 자살을 해 국민적 공분을 샀다. 

당시 부대 관계자들과 가해자는 신고를 무마하고 회유하기 위해 이예람 중사는 물론 같은 부대 부사관인 남자친구까지 압박했으며, 전출된 부대에선 피해 사실이 부대원들에게 유포되어 2차 가해까지 일어나는 등 정신적 피해도 뒤따랐다. 이 중사는 5월 21일 혼인신고를 한 날 극단적 선택을 하였음이 알려졌다.

이에 올해 2월 성고충상담관 기준 개정을 완료, 정원이 50명에서 103명으로 확대됐으나 실제 충원은 최근까지 23명에 그쳤다. 육군은 성고충상담관 정원을 각각 22명에서 46명으로, 해군은 11명에서 21명으로 대폭 늘렸지만 현원은 각각 35명과 13명으로 나타났다. 해병대는 정원을 4명에서 8명으로 증원했으나 작년 말 3명에서 1명이 늘었다.

성범죄 피해자의 극단 선택이 발생한 공군의 경우 6명이 늘어난 15명을 확보했으나 정원 19명에는 아직 모자랐다. 국방부 직할부대는 정원을 4명에서 9명으로 늘렸으나 현원은 4명에서 3명으로 되레 감소했다. 정원의 3분의 1밖에 확보하지 못한 것이다. 육·해·공군과 해병대는 상담관 1인당 월평균 상담 건수가 6월 말 기준으로 29~41건인데 비해 국방부 직할부대는 84건에 달했다.

성고충 전문상담관 제도는 국방부가 지휘관에 의한 군 성폭력 사건을 근절할 대책 중 하나로 2014년부터 운영했다. 그러나 고질적인 인력 부족을 비롯해 열악한 처우, 군내 부정적 시선과 배척 등으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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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j052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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