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시급제 정규직’은 스타벅스 꼼수 …“청년시간 입맛대로 사용”

[단독] ‘시급제 정규직’은 스타벅스 꼼수 …“청년시간 입맛대로 사용”

이학영 의원 “불합리한 근무구조 개선해야”

기사승인 2022-10-04 14:20:26
사진=임형택 기자

“이 급여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어요”

스타벅스 바리스타가 인터뷰 중 남긴 말이다. 정규직이라고 하지만 시급제 형태로 근무를 하는 탓에 적게 받는 달에는 약 130~150만원 남짓한 돈을 받는다. 이들은 이 급여로 생활을 이어갈 수 없다는 호소를 쏟아냈다.

‘직업’은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급료를 받고 자기 적성과 능력에 따라 한 가지 일에 종사하는 지속적인 사회활동을 의미한다. 즉, 이 일을 통해 자신의 생활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스타벅스는 ‘시급제 정규직’에 대한 보도가 있었음에도 바뀐 것은 없다는 말 뿐이었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지난달 21일 쿠키뉴스의 취재에 “저희는 지금 시급제로 운영되고 있다”고 답했다.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스타벅스에 질문한 ‘스타벅스 근로 질문지’ 자료에 따르면 자신들은 업계 최고의 대우를 하고 있다는 대답의 반복이었다. 시급제에 대한 질문엔 지난 지적에 대한 답변과 마찬가지로 개선한다는 반복응답을 할 뿐이었다.

‘시급제 정규직 시스템으로 내부 관계자들의 불만을 인지하고 있냐’는 질문엔 “당사는 매장 관리자뿐만 아니라 본사의 각 직무부서로 전환된다”며 “부점장이나 점장으로 승진되면 근무시간의 확대와 연봉제 전환이 이뤄진다”고 말했다.

또 ‘일부 바리스타가 근무시간이 짧아진 경우 120~150까지 받는 경우가 발생했는데 이를 인지하고 있냐’는 물음엔 “기본시급과 근로시간만 적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성과급과 주휴수당, 직책수당, 식대보조 등을 합치면 업계 최고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타 업계 바리스타의 경우 전일 기준 연봉제로 채용되는데 스타벅스는 변화하겠느냐’는 말에는 “지속적인 내부변화와 동종업계의 좋은 모델이 있다면 적극 벤치마킹 하겠다”며 “최대한 많은 파트너가 근무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3교대 업무 특성상 겸업을 허용해도 다른 별도의 직업을 유지하기 힘들다’는 지적에는 “사전에 스케줄 신청을 받고 상호 협의 하에 편성하고 있다”며 “이외에도 당사는 파트너의 겸업을 허용하고 있다. 이 부분은 오해가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시험제도 역시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리저브 매장이라는 곳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커피 마스터’ 시험을 치러야 하는데 대본이라고 하는 시험 관련 자료들이 공유되고 있었다.

대본이라는 것은 커피를 은유적으로 표현하는 것으로 각자 표현력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는 주관적인 시험 내용이다.

스타벅스 측은 “내부 커피 전문가 양성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커피 전문성과 교감 능력 수준을 측정하는 ‘자체 인증제도’다”라며 “해당 부분은 고객 응대 서비스로 비유와 은유를 이용해 주관적인 표현법을 쓴다”고 말했다.

◇ 스타벅스 답변에 고개를 저은 바리스타들

스타벅스 측의 답변을 두고 바리스타들은 고개를 내저었다. 저 답변만큼 합리적인 수준의 근로 환경이 아니라는데 한 목소리가 나왔다. 또 현장상황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쇄도했다.

바리스타 A씨는 “스타벅스에 투잡을 하는 바리스타들은 흔하다”며 “하지만 이들의 업무시간 조정으로 나머지 사람이 피해를 입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커피 마스터를 획득하면 가는 리저브 매장의 경우 급여차이가 발생한다”며 “급여를 더 받을 수 있는 근거로 사용되는 시험이 주관적인 분야가 있다. 대본이라는 내용도 공공연하게 돌아다니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직장인 어플 블라인드나 스타벅스 바리스타가 모여 만든 커뮤니티 등에서는 급여 문제로 자조적인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며 “연이은 보도가 있음에도 변한 게 없다”고 강조했다.

다른 바리스타 B씨도 “점장과 관계가 틀어지거나 업무 스타일이 맞지 않는 경우 불이익이 생길 가능성을 본사는 언급하지 않았다”며 “근로시간을 줄이거나 추가 수당을 받을 수 없는 시간대 근무가 편성될 경우 급여의 높낮이 차이가 심하게 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단순 시급으로 계산하면 높게 보이겠지만 결국 근무 시간이 짧으면 아무 소용없다”며 “겸업을 허용해도 오픈과 미들, 마감 등 3개로 나눠진 근무가 섞이면 다른 수익을 창출하기는 불가능하다”고 직격했다.

슈퍼바이저 C씨는 “시급에 결정되는 근무의 특성상 바리스타들이 적응이 되고 손발이 맞을만 하면 생계 문제로 관두는 경우가 많다”며 “새로운 인원이 오면 다시 가르치고 업무에 숙련 시켜야 하는데 이게 쉽지 않다”고 전했다.

이학영 의원은 4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스타벅스 바리스타 대부분은 20~30대 청년이다”라며 “청년층에 큰 사랑을 받아 성장한 스타벅스가 이들의 소중한 시간을 회사 입맛대로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불합리한 근무구조로 소모되는 청년들의 삶은 무엇으로 보상받을 수 있냐”며 “이런 식이라면 고용노동부와 함께한 청년고용 응원 프로젝트는 이미지 쌓기용 광고수단에 불과하다”고 질타했다.

아울러 “스타벅스의 근무환경은 고용노동부 국정감사를 통해 지속적으로 살펴보겠다”고 강조했다.

조진수, 윤상호 기자 rokmc439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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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gho@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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