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의 방만 경영에 대한 지적이 연일 나오고 있지만, SRT 운영사인 주식회사 SR(에스알) 임직원에게는 해당하지 않는 이야기다. 에스알 임직원은 아랑곳하지 않고 법인카드로 맛집 탐방에 나서는가 하면 공용카드를 사적 용도에 가깝게 사용하는 사례도 여럿 적발됐다.
10일 쿠키뉴스가 단독 입수한 2021년, 2022년 상반기 SR 법인카드 결제 내역을 분석한 결과 부적절한 집행이 대거 발견됐다.
강남 수서역에 본사를 둔 SR 명의의 법인카드는 강남 일대 고급 한우식당 등에서 자주 쓰였다. 지난 6월 9일 광주광역시 한 A식당에서 한 번에 268만원이 결제됐으며 이에 앞선 지난 5월에는 강남 한 오리고기 전문점 B식당에서 142만원 단일 결제되기도 했다. 회식 명목 지출이라는 이유가 변명이 나올 수도 있지만, 이를 무색하게 50만원 이상의 식대 지출이 특히 잦았다.
높은 결제 비용이 행여 문제가 될까 싶어 법인카드 여러 장으로 나눠 결제하는 눈속임 행태도 드러났다.
지난 6월 30일 수서역 인근 한 고기집 C식당에서는 에스알 명의 법인카드 2장으로 총 다섯 차례에 걸쳐 상당한 시차를 두고 결제하는 방식으로 총137만5000원을 지출했다. 첫 결제는 오후 6시 23분, 마지막 결제는 9시 14분에 이뤄졌다. C식당은 ‘○○○○송파점’, ‘○○○○정육식당’ 등 다른 사업자 명칭을 갖고 있지만 사실상 같은 식당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러한 무분별한 법인카드 지출 모습은 SR이 추진하겠다고 밝힌 경상경비 절감 방침과도 정면 배치된다.
또 공용 법인카드로 결제하는 게 맞는지 의문이 드는 거래 내역이 다수 확인됐다. 안경 전문점부터 보청기 등을 취급하는 의료기 판매점, 자전거 대리점, 가구 전문점까지 업종도 다양했다.
SR 측은 모두 공적 성격의 지출이라는 취지로 해명하고 있지만 보안경, 자전거 배터리 교체비 등은 사적인 용도로 쓰였을 거라는 합리적 의심에 무게의 추가 더 기우는 게 사실이다.
특히 수서역 인근에 있는 실내 골프시설 운영업체에서 결제된 내역도 해당 자료에서 다수 확인됐다. SR측은 골프시설 운영업체명으로 찍힌 지출은 골프시설 이용을 위한 게 아니고 자사 관리업체의 정기 주차권 결제 명목이라고 해명하고 있는 상태다.
다수 공기업은 사적 용도성이 뚜렷한 업종에 대해서는 법인카드 결제 자체가 되지 않도록 제한하고 있는데 SR은 카드사용에 용도 제한을 두지 않고 있다는 점도 문제제기가 가능하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