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비상임조합장 연임 제한 추진

농협 비상임조합장 연임 제한 추진

‘영구집권’ 수단 악용 비상임 ‘조합장‧이사‧감사’ 무제한 연임 제동
조합원 관리 허술…사망‧이사 등 올 전남 무자격조합원 6359명 적발

기사승인 2022-10-11 16:57:17
선출직 단체장의 3선 연임제한에 이어 농협 비상임조합장의 무제한 연임을 2선까지로 제한하는 법 개정이 추진된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윤재갑(전남 해남·완도·진도, 민주) 의원은 농협의 비상임조합장, 이사, 감사의 연임 횟수를 2회로 제한하는 ‘농업협동조합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 법안이 연내 통과될 경우, 기존 선수와 관계없이 내년 3월 13일 치러지는 전국동시조합장선거를 통해 선출된 임기를 초선으로 보고 재선까지만 연임이 허용된다.

전남에서 내년 동시조합장선거는 올해 합병한 담양과 여수농협이 유예되고 142개 조합에서 실시된다.

전남은 전체 144개 농협 중 20.8%인 30개 농협이 비상임조합장을 두고 있다. 이 중 4선 조합장이 8명, 삼향, 다시, 보성 조합장, 3명이 5선 조합장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전국적으로는 비상임조합장을 두고 있는 462개 지역농협(전체 지역농협의 41.3%) 조합장의 16.2%가 4선 이상이며, 37년간 10선을 한 경우도 있다.

현행법은 지역농협 임원 중 상임인 조합장의 임기를 2선 연임으로 제한하고 있지만, 비상임조합장, 이사, 감사에 대한 임기 제한은 없어 이들은 장기 재임이 가능하다. 

지역농협 비상임조합장제도는 조합장에게 집중된 권한을 분산하고 지역농협의 경영을 전문경영인에게 맡겨 조합원의 실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도입됐다.

자기자본이 2500억 원 이상이면 전문경영인을 의무적으로 도입해야 하고, 1500억 원 이상이면 선택적으로 도입할 수 있다. 전문 경영인제도를 도입하면 선출직 상임이사가 경영을 책임지고 조합장은 비상임이 된다.

연내 개정안 통과를 강조한 윤 의원은 도입 취지에도 불구하고 비상임조합장, 이사, 감사 등이 장기 재임을 통해 상임조합장과 유사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고, 이로 인해 친인척 채용 비리, 일감 몰아주기 등 각종 폐단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장성의 한 농협에서는 비상임이사가 낮술을 마시고 점심 식사에 참석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전무를 폭행한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수협은 상임조합장 3선, 비상임조합장 2선, 산림조합은 상임조합장 2선, 비상임조합장 무제한 연임이 가능하다.

무자격조합원도 문제다. 조합원만 조합장 선거에 참여할 수 있지만, 정비되지 않은 무자격조합원이 선거에 참여하면서 조합원의 의사를 왜곡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11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어기구(충남 당진시, 민주) 의원이 농협중앙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9월말 기준 전남지역에서 6359명의 무자격조합원이 적발됐다.

유형별로 사망 1055명, 다른 지역 이주 166명, 파산 5명이며, 보유 농지나 사육 가축을 모두 매각해 자격을 상실한 경우가 5021명이다.

지난 2015년 제1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와 2019년 제2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에서도 일부 조합이 무자격조합원을 제대로 정비하지 않은 채 선거를 치러 선거 무효 분쟁이 발생하는 등 많은 혼란이 초래된 바 있다.

무안=신영삼 기자 news032@kukinews.com
신영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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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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