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통령 선거 이후 방위 산업체 관련 주식을 사들인 것과 관련해 이해충돌 논란이 발생했다. 이 대표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식을 매각했지만 도의적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14일 쿠키뉴스 취재에 따르면 이 대표는 지난 3월 대선 이후 산 주식을 13일 오전 전량 매각했다. 이 대표는 대선 이후 한국조선해양 1670주와 현대중공업 690주 등 2개 종목 주식을 2억3125만원에 샀다. 이와 함께 민주당은 주식매각 결정이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백지신탁’은 공직자가 재임 기간 중 본인 재산의 관리와 처분을 공직과 무관한 대리인에게 맡겨 간섭할 수 없게 하는 제도다. 백지신탁을 하게 되면 원래의 자산은 처분된 상태로 운용돼 어디에 얼마나 투자되는지 당사자가 모르게 된다. 공직 퇴임 후에는 다시 재산을 찾을 수 있다.
한국조선해양은 현대중공업이 세운 중간지주회사고 현대중공업은 함정 등을 건조하는 방위 산업체다. 이 때문에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인 이 대표의 직무와 관련이 있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대표 측은 이날 “해당 주식은 보궐 출마 결정 전에 보유하고 있던 것으로 국방위 활동과 무관하다”며 “불필요한 오해를 불식하기 위해 지난 8월 30일 국회 등에 백지신탁 등에 대한 심사를 청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백지신탁 심사는 통상 2개월의 심사 기간이 필요해 아직 결과를 통보받기 전”이라고 덧붙였다.
여당은 이 사실이 알려지자 즉각 반발했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방 관련 전문성이 하나도 없는 이 대표가 왜 국회에서 소속 상임위를 굳이 국방위로 선택했는지 항상 궁금했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방산업체 주식을 2억가량 가진 이 대표가 방위사업청 국정감사에 참석하는 것이 맞느냐”며 “이 대표는 오늘 당장 국방위를 떠나라”고 질타했다.
이 대표가 관련 주식을 매각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직후 국민의힘은 당 차원에서 이 대표를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하겠다고 밝혔다. 주식 매각만으로 이해충돌 논란을 종식할 수 없다고 반발한 것이다.
전문가는 이 대표의 ‘백지신탁’ 문제에 대해 도의적인 논란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13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국회 어떤 위원회에 소속하려면 관련 주식을 처분하거나 백지신탁을 먼저 맡기는 경우가 많다”며 “국방위 소속 위원이 국방 관련 주식을 사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 평론가는 “(이 대표가) 백지신탁 (심사를) 맡긴 거라면 법적으로는 당연히 문제가 없다”며 “지금 심사 과정에 들어간 것은 국회의원을 처음 해서 미숙하거나 그 부분에 대한 인식이 별로 없어서 그런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야당이 백지신탁에 대한) 처리를 잘못했지만 법적으로는 문제가 될 게 없다”면서도 “정치적으로, 도의적으로 논란은 제기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안소현 기자 ashright@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