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록 지사 고향에 국립해양수산박물관 ‘공정성 논란’

김영록 지사 고향에 국립해양수산박물관 ‘공정성 논란’

김 지사 ‘공정‧투명’ 강조했지만 ‘평가표‧점수’ 미공개 논란 확산
주철현 의원, 동부권 홀대 분위기 전하며 평가 기준‧내용 공개 촉구

기사승인 2022-10-19 11:02:53
김영록 도지사는 지난달 27일 오후 도청 기자실을 찾아 9일간의 미국 순방 성과와 도정 현안을 설명하면서 국립해양수산박물관 건립 대상지 선정에 대해 공정하고 투명한 심사를 강조했다.[사진=전남도]
전남도가 1200억 원대 규모의 국립해양수산박물관 건립 대상지를 완도로 선정하면서 유치전에 뛰어들었던 여수지역의 반발이 거세게 일고 있는 가운데 김영록 지사의 과거 발언이 새삼 회자 되고 있다.

김 지사는 지난달 27일 오후 도청 기자실을 찾아 9일간의 미국 순방 성과와 도정 현안을 설명하면서 국립해양수산박물관 건립 대상지 선정에 대해 공정하고 투명한 심사를 강조했다.

특히 선정위원 인력풀에서 광주‧전남 출신이나 거주 위원을 배제하고 위원 수도 당초 7명에서 11명으로 늘려 공정하게 선정하겠다며, 도에서는 전혀 관여하지 않는다고 거듭 강조했다.

각종 매체를 통해 보도됐던 이날 발언을 접한 일부 주민들은 “결과가 이렇게 나올 줄 알고 있어서 공정을 강조한 게 아니냐”며,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내정설 의혹에 무게를 실었다. 김 지사의 고향이 완도군 고금면이기 때문이다.

한편 탈락 지역 중 한 지자체 관계자는 평가표를 보고 실망하고 사실상 포기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앞으로 어떻게 개발할 것인가에 대한 평가가 아니라 어업인구가 몇 명이고 어업 면적이 얼마인지 등을 평가항목에 넣어, 특정 지역을 염두에 둔 평가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주장했다.

또 “우리가 유리한 부분의 점수는 낮고, 완도가 유리해 보이는 부분은 높았다”며 “여수나 해남이 1차 심사에서 탈락한 것도 관계가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해남군 관계자는 “목포 등 향우분들께서도 유치운동에 많은 정성을 보탰다”며 “정작 군민들보다 향우분들께서 더 화가나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최초 사업을 제안했던 자치단체로서의 허탈감과 충격은 다른 시군과는 또 다른 차원의 문제라는 분위기도 있다.

신안군 관계자도 “공무원들은 물론이고 군민들도 준비를 많이 했는데 아쉽다”면서 “신안 보물선 유물과 수산자원은 물론, KTX 연계, 공항 건설 등으로 접근성도 좋아지는데 고려되지 않은 것 같다”며 서운함을 드러냈다.

1차 심사에서 탈락한 여수지역에서도 ‘동부권 홀대’를 주장하며 반발하고 있다.

선정위원회는 17일 완도군이 건립지 요건, 입지의 적합성, 지역 발전성, 해양수산자원 현황 등 최종 후보지로 적합한 것으로 평가됐다고 발표했다.[사진=전남도]
동부지역의 한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글에는 정치적 고려, 지역 안배는 공모 취지와 크게 모순된다면서 만약 정치적 고려나 지역 안배 차원에서 결정됐다면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고 주장하고, 처음부터 공모를 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비판하는 등 많은 글이 올라오고 있다.

주철현(여수갑, 민주) 국회의원도 18일 보도자료를 통해 연간 1300만 명이 찾는 남해안 대표 해양관광도시이고 접근성과 파급효과 등 어느 시‧군보다 높은 경쟁력을 가진 여수시가 1차 후보지에도 포함하지 않는 것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하고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주 의원은 “여수에서 대상지로 내세웠던 여수세계박람회장 부지는 전남뿐 아니라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교통‧관광 인프라에 따른 접근성이 우수하고 다양한 공공시설과의 연계성, 관광객 수요, 여수박람회장 사후활용 차원의 지역사회 의지 등 객관적인 평가항목에서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여수지역사회에서는 무안공항 활성화 수천억 원 지원과 달리, 여수공항의 제주항공 취항 적자를 보전해주던 손실재정지원금마저 삭감한 것과 국립해양수산박물관 탈락은 예견된 수순”이라며, 동부권 홀대를 강조하고 “해양수산부와 전남도는 선정과정 전반에 관한 평가 기준과 구체적 평가내용을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선정위원회는 17일 완도군이 건립지 요건, 입지의 적합성, 지역 발전성, 해양수산자원 현황 등 최종 후보지로 적합한 것으로 평가됐다고 발표했다.

최정기 전남도 해양수산국장은 완도가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대해 “위원들의 각각의 판단에 맡겨져 평가됐다”며 “평가위원들이 점수를 준 것이라서 파악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보성군은 해양 경관은 뛰어나지만, 인접한 산지의 자연경관 훼손이 필요한 입지 조건이 문제 됐고, 신안군은 갯벌과 연계한 관광 프로그램이 가능하지만, 요양시설이 있고 매립이 필요해 갯벌 파괴 우려가 있다는 점이 논의됐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선정위원회와 전남도 어느 측도 평가 점수는 물론 평가표조차 공개하지 않으면서 잇따른 공정성 논란은 잠재우지 못하고 있다.

무안=신영삼 기자 news032@kukinews.com
신영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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