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무위원회 위원들은 21일 종합감사장에서 고학수 개인정보보호위원장에게 질문을 거의 안 했다. 그들 눈과 귀는 공정거래위원회와 국무조정실에 쏠려있었다. ‘카카오 사태’에 관한 독과점 플랫폼 기업 규제가 주요 쟁점이었다. 비 금융기관 종합감사여서 증인이 많기도 했다. 호되게 당했던 일주일 전과 비교하면, 고 위원장 입장에선 김이 샐 법도 한 자리였다.
‘외톨이’ 고학수 위원장
21일 국회 정무위원회 종합감사장에 출석한 고 위원장은 증인 6명 중 거의 ‘외톨이’였다. 의원 질의를 거의 받지 않았다. 국감 신고식을 치른 지난 14일과 비교된다. 당시만 해도 감사원 공공기관 개인정보 수집 적법여부를 두고 두루뭉술한 입장에 ‘소신이 없다’ 답변 태도엔 ‘불성실하다’라는 질책을 받았다.
고 위원장은 취임 첫 국감에서 주연이었다. 그러다 일주일 뒤 마련된 종합감사에서 조연으로 밀려났다. 개인정보보호 이슈도 묻혔다. 오전 중엔 NHN이 개발한 월경달력 ‘핑크다이어리’ 개인정보 유출 우려가 지적된 게 유일했다.
오후엔 그나마 질문을 받았다. △카카오 사태로 인한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과 대응책 △감사원 공공기관 개인정보 수집과 위원회 독립성 유지 △토스 개인정보 불법 거래 개선 요구 등이었다.
고 위원장은 큰 파장을 몰고 온 감사원 공공기관 개인정보 수집에 관해 지난 감사와 일관된 투로 답변했다.
그는 ‘감사원은 모든 개인정보 수집이 가능하다고 보느냐’는 더불어민주당 윤영덕 의원 질의에 “감사원은 감사원법 하위법령에 기초해서 주어진 권한 내에서 (수집)할 수 있다고 생각 한다”고 답했다. ‘감사원도 최소 수집 원칙을 지켜야 하지 않느냐’는 물음엔 “특별법이 있으면 특별법을 따르도록 개인정보법 규정에 명시돼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윤주경 의원이 ‘개인 신상이나 사생활 정보는 감사용도 외에는 사용해선 안 된다. 특별법이 사생활과 비밀을 침해해도 된다고 하는지 모르지만 인간 존엄보다 가치를 우선할 수 없다’고 지적하자 “맞다”라면서도 “공공영역은 특수성이 있다. 그 점을 고려한 중장기 방침을 마련할 것을 논의하고 있다”고 답했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