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사재기’는 가라…‘예적금 오픈런’ 시대 [가봤더니]

‘명품 사재기’는 가라…‘예적금 오픈런’ 시대 [가봤더니]

연 6%대 정기예금 우수수…장·노년 고객 영업점 몰려
금리인상 안한 업체선 예금 해지하러 몰리기도

기사승인 2022-10-26 06:10:01
사진=김동운 기자

저축은행업권에서 시중은행보다 높은 예·적금 상품을 판매하면서 ‘금리 노마드족’들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코로나19 기간 명품 구매를 위해 백화점 개점과 함께 수많은 소비자들이 움직였던 ‘명품 오픈런’과 비슷하게 ‘예적금 오픈런’ 현상이 곳곳에서 확인되고 있다.

이같은 예적금 오픈런 열기는 기자가 직접 돌아봤던 25일 여의도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지난 20일 다올저축은행과 한국투자저축은행의 연 6.5% 정기예금 상품 판매 당시보다는 비교적 덜하긴 했지만, 여전히 많은 장·노년층 고객들이 저축은행 영업점의 문을 두드리고 있었다.

26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21일 기준 79개 저축은행 중 10곳이 5~6%대 정기예금(12개월, 단리)을 판매하고 있다. 이 가운데 웰컴저축은행은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정기예금 최고 금리를 1.8%p 인상하면서 12개월 기준 5.35%의 금리를 제공하고 있었다. 

사진=김동운 기자

지난 20일 6.5%대를 제공하던 저축은행들보다 비교적 낮은 금리로 설정됐지만 여의도 웰컴저축은행 영업점에는 많은 금융소비자들이 몰렸다. 웰컴저축 여의도지점 직원은 “금리인상 이후 매일 영업점에 200명 이상의 고객들이 방문하고 있다”며 “젊은 청장년 고객들의 경우 비대면 온라인 앱을 통해 상품에 가입하고 있고, 장·노년층 어르신들이 영업점을 찾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웰컴저축은행 인근에 위치한 키움YES저축은행에서도 많은 금융소비자들이 몰린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키움YES저축은행의 경우 비대면 상품은 최대 연 6.27%을 제공하고 있으며, 영업점에서는 연 6.08%(36개월, 복리)가 적용된다.

키움YES저축은행에서는 저축은행을 처음 방문했다는 고객도 만날 수 있었다. 여의도에서 거주하고 있는 최모씨(45세)는 “코로나19 기간 주식과 채권을 통해 재테크를 이어갔지만, 최근 주식시장의 불안정성이 높아진 만큼 예금 상품을 찾고 있었다”며 “저축은행중앙회 앱을 통해 정기예금 상품에 가입했는데, 제대로 가입됐는지 확인하고 싶어서 영업점을 방문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신규 상품 가입을 위해 많은 고객들이 몰리는 저축은행들이 있는 반면, 돈을 인출하기 위해 고객들이 방문하는 영업점들도 있었다. 여의도에 위치한 신협이 경우 별다른 금리인상을 진행하지 않은 것을 볼 수 있었다.

사진=김동운 기자

여의도 신협 영업점 창구 직원은 “당행도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에 맞춰 수신금리를 시중은행과 비슷한 수준으로 올리긴 했다”며 “다만 연말인 만큼 대출총량 등 여러 가지 요소를 고민한 결과 추가적인 대출금리 인상 결정은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렇다 보니 예금상품 해지나 만기 후 예금을 가지러 오는 고객들이 많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예적금 오픈런은 온라인에서도 치열하다. SB톡톡플러스에서는 매일 오전 67개 저축은행들이 예·적금 금리를 조정, 제공하는 금리가 높은 순서대로 금융소비자들이 볼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를 금융소비자들이 확인하고 신규 상품에 가입할 수 있다. 이처럼 상품 비교 및 가입을 한 번에 할 수 있다보니 지난 24일 오전 SB톡톡플러스가 한동안 마비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SB톡톡플러스는 당분간 계속 ‘핫’할 예정이다. 한투저축은행에서 연 6.5% 정기예금 상품에 가입하는데 성공한 조모씨(40세)는 “SB톡톡플러스에서 한투저축 금리가 높다는 것을 확인하고 가입하려 했는데 서버가 멈춰서 한투저축 앱을 통해 가입했다”며 “업체마다 금리가 매일 변동하는 만큼 꾸준히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축은행중앙회에서는 금융소비자들의 원활한 접속을 위해 29일 서버증설 작업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최근 저축은행중앙회 ‘SB톡톡’ 앱 접속자가 평소의 5배 이상 늘어나는 등 온라인 접속자가 폭주해 지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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