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애 전 장관 사퇴로 인해 80여 일 넘게 공백이 된 교육수장 임명을 위해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열렸다.
이명박 정권에서 한 차례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을 역임한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 검증에서 각종 이해충돌 의혹들이 제기됐다.
민주당은 이 후보자 딸의 이중 국적 문제를 비롯해 과거 장관 재임 시 본인의 딸에게 장학금을 준 업체에 장관상을 수여했다는 의혹 등을 집중적으로 따져물었다.
서동용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본인이 다시 장관할 줄 몰랐는지 이해충돌과 각종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면서 “후보자 딸이 이중국적자로 미래에셋으로부터 연간 5만 달러를 받는 장학생으로 미국 유학을 갔다”고 말했다. 공직자로서 이해충돌 논란이 있고, 자질도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또 김영호 의원은 이 후보자가 이사장으로 있던 사단법인 아시아교육협회 설립 당시 사교육업체 대표가 출연금의 절반 이상을 냈던 점을 지적하면서 이해충돌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과거 이명박 정부에서 장관 재임 시절 실패한 교육정책을 문제 삼기도 했다. 강민정 의원은 이 후보자가 과거 추진했던 대학설립준칙주의 정책을 지적하면서 “제3자가 보기에는 이 후보자가 대학설립준칙주의를 만들고 이에 근거해 대학이 만들어졌으며 여건에 맞아 설립된 대학에 교수로 재직하는 모양새”라며 셀프취업을 주장했다. 아울러 인구추이를 고려하지 않아 부실대학을 대량 양산한 정책 실패의 장본인이라고도 지적했다.
안민석 의원은 이 후보자가 이명박 정부 시절 수월성 교육을 지향하는 정책을 폈던 사실을 지적하면서 “MB 시절 아이들을 사지로 내몰고 지금은 사교육 업체들과 ‘상생’하는 분이 장관이 되는 게 맞는가”라고 꾸짖었다. 그러면서 “난센스다. 사퇴 의사 없는가”라고 묻기도 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이 후보자 방어에 적극 나섰다. 딸과의 공동 저자 사례가 비판 대상이 될까 싶어 먼저 옹호했으며 문재인 정부 시절 더욱 커진 교육격차를 지적했다.
서병수 의원은 이 후보자가 딸과 함께 지난 2020년 연구보고서에 저자로 이름을 올린 사례를 언급하면서 “학계에서는 자신의 딸과 공동 저자가 되는 것은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로 본다”고 말했다.
김병욱 의원은 “문재인 정부 동안 사교육비가 크게 증가했다”며 “문재인 정부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교육 분야 문제라면 바로 학력 격차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 후보자에 대한 각종 의혹이 충분히 해소되지 않은 점과 자료제출 요구에도 소극적이었다는 점을 들어 이주호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보고서 불채택에 무게를 두고 있는 걸로 전해진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