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위믹스가 투자유의 종목으로 지정되면서 위메이드의 주가가 급락했다. 위믹스 코인 가격이 위메이드 주가를 흔드는 양상이 계속되면서 위믹스 생태계에 대한 신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31일 위메이드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0.67% 하락한 4만43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위메이드맥스는 1.03%, 위메이드플레이는 2.75% 하락했다.
자체 가상화폐인 위믹스가 투자 유의 종목에 지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지난 28일 위메이드와 위메이드맥스, 위메이드플레이 주가는 각각 20.55%와 18.21%, 15.78% 급락했다.
위믹스는 위메이드 자회사 위메이드 트리에서 개발한 블록체인 기반 게임 플랫폼이다. 위메이드가 만든 게임 내 주요 거래가 위믹스 생태계에서 위믹스 코인(토큰)으로 이뤄진다.
위메이드 주가는 지난 18일 위믹스3.0 공개 기대감에 16.71% 급등했다. 그러나 기존 계획보다 많은 양의 위믹스 코인이 발행되면서 위믹스가 투자유의 종목으로 지정됐고,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계획서에는 이달 말까지 2억4596만개의 위믹스 코인을 발행하기로 했다. 그러나 코인마켓캡 등 시황 중개 사이트에 확인된 위믹스 발행량은 3억1842만개에 달했다. 약 8000만개의 위믹스가 공시된 것보다 많이 유통된 것이다. 위믹스 관련 공시가 적시에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국내 4대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은 위믹스를 투자유의 종목으로 지정했다. 투자유의 종목으로 지정되면 거래소 자체적으로 일정 기간 검토 과정을 거쳐 상장폐지 여부를 결정한다. 이 기간에 해당 거래소로 위믹스를 이전하는 것은 중단된다.
위메이드는 “분기 보고서 게시와 실시간 유통량 간에 일부 시차가 존재할 수 있고, 코인마켓캡 유통량 업데이트와 거래소와 유기적인 소통에 다소 미흡함이 있었다는 점을 인정한다”면서 “유통량 초과분 발생에 대해 소명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러나 위믹스 코인 가격이 위메이드 주가를 흔드는 양상이 계속되면서 위믹스 생태계에 대한 신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1월에는 위메이드가 위믹스를 대량으로 팔았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기도 했다. 당시 위메이드 측은 ‘분산 매도’였으며 매도대금은 위믹스 생태계 확장을 위해 사용했다고 밝혔지만, 투자자들은 위믹스 시세와 위메이드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며 반발했다. 당시 위메이드 주가는 8.84% 급락했고 장중 하락 폭은 15%에 달하기도 했다.
관련 코인 급락은 향후 P2E 게임 흥행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우면서 주가에 영향을 미친다. ‘돈 버는 게임’인 P2E 특성상 토큰의 가치가 지속해서 하락하면 P2E 게임의 수요도 줄어든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축 토큰의 가치가 떨어지면 사실상 게임의 매력도 줄어든다는 단점이 있다”면서 “토큰에 대한 리스크를 줄이는 것도 게임사의 주요 고민”이라고 말했다.
위메이드는 연내 ‘미르M’의 블록체인 버전인 ‘미르M 글로벌’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당장 위믹스가 상장폐지 위기에 봉착하면서 P2E 버전 게임 구현에 불확실성이 커졌다. 위믹스 생태계 확장이라는 올 초 제시한 목표 실현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달 28일 기준 국내 8개 증권사가 제시한 위메이드의 목표주가는 6만9857원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위메이드가 4분기까지 실적 부진이 예상된다며 목표주가를 기존 8만5000원에서 7만원으로 하향했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흑자전환은 12월 출시 예상되는 미르M 글로벌 온기가 반영되는 내년 1분기부터 가능할 전망”이라며 “올해 4분기까지 실적 부진이 예상되나 대형 신작 2종이 공개될 지스타(11월 중순) 행사와 미르M 글로벌 출시(12월)를 앞두고 있어 단기 모멘텀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하정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쟁작 출시 이후 미르M의 급격한 매출 하향 안정화를 보이며 영업적자가 지속될 전망”이라면서 “실적 불확실성이 제거되고 위믹스 3.0 사업 전략이 구체화할 경우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고 제언했다.
손희정 기자 sonhj122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