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핼러윈 축제에 많은 인파가 몰릴 것을 인지해 대책이 필요하다는 경찰 내부 보고서가 작성·보고됐으나 서울경찰청 경비 운용계획에는 해당 내용이 반영되지 않은 걸로 드러났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이성만 의원이 용산경찰서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용산경찰서 정보과는 지난 26일 ‘이태원 핼러윈 축제 공공안녕 위험 분석’이란 제목의 정보보고서를 작성했다. 해당 문건은 경찰 내부 전산망에 정식 등록돼 공유됐다.
해당 보고서는 이태원 해밀턴 호텔과 이태원소방소 사이 구간 등에 많은 인파가 몰려 보행자들의 도로 난입, 교통불편 신고, 교통사고 발생 우려가 크다고 적고 있다.
아울러 관할 순찰차와 112 대응, 형사팀 등 이태원 주점 및 거리 일대를 거점으로 마약 및 폭력·성범죄 사건 등 대비가 철저할 필요가 있다고도 명시하고 있다.
그럼에도 서울경찰청이 서울 시내 각 경찰서 경비과장들과 한 회의 후 작성한 경비 운용계획에는 이와 관련된 내용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거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경찰이 대규모 인파가 운집할 상황을 예상하고 보고까지 받았지만 적절히 대처하지 않은 것에 대한 논란이 예상된다.
이성만 민주당 의원은 2일 쿠키뉴스에 “이태원 참사를 사전에 막을 수 있었다는 정황이 여러 곳에서 드러나고 있다”며 “경찰은 최소 26일부터 29일 저녁까지 시간대별로 어떤 보고가 있었고 어떤 조치가 이뤄졌는지 소상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