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씨는 주담대 5억원을 30년 만기 원리금균등상환 방식으로 빌려 갚아나가고 있다. 금리가 4%일때는 매달 나가는 돈이 이자를 포함해 약 239만원으로 총이자는 3억5935만원이다. 금리가 7%로 상승할 경우 그는 매월 333만원을 부담해야 하고 총이자는 6억9754만원으로 늘어난다.
은행의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16일부터 일제히 상승할 예정이다. 6%대인 주요 은행의 최고 금리가 7%대에 안착할 전망이다. 이는 변동형 주담대 금리 산출의 기준이 되는 자금조달비용지수(코픽스·COFIX)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해서다.
은행연합회는 15일 공시를 통해 10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98%로 전월 대비 0.58%p(포인트) 상승했다고 밝혔다. 10월말 잔액기준 코픽스는 2.85%로 전월 대비 0.33%p, 신잔액 기준 코픽스는 2.36%로 전월 대비 0.32%p 올랐다.
코픽스는 NH농협·신한·우리·SC제일·하나·기업·KB국민·한국씨티은행 등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다.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 금리가 인상 또는 인하될 때 이를 반영해 상승 또는 하락한다.
코픽스의 급등은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 여파와 함께 레고랜드발 자금시장 경색에 은행들이 수신금리를 올려 예금을 끌어들인 영향이 크다. 실제 은행들의 예금금리는 이번주부터 최고 5%를 넘어서기 시작했다. KB국민은행의 ‘KB STAR 정기예금’은 14일부터 1년 만기기준 연 5.01%의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NH농협은행의 ‘NH올원e예금’ 역시 이날 기준 1년 만기 상품에 연 5.1%의 금리를 제공한다.
은행들은 16일부터 코픽스 상승분을 반영해 대출금리를 상향 조정할 예정이다.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15일 기준 변동형(신규코픽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5.18~6.82% 수준이다. 새 코픽스가 반영되는 16일부터는 상단 금리가 7%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은행 대출금리가 7% 시대에 본격 진입할 경우 차주들의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대출자 1646만명 가운데 가계 대출 평균 금리가 7% 수준이 되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90% 초과 대출자가 120만명이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DSR 90% 초과 대출자는 소득에서 소득세와 건강보험료 등 세금만 내도 원리금을 못 갚는 사람을 의미한다.
금융당국은 금리상승에 따라 차주의 이자 부담이 늘어나는 만큼 정책자금 지원과 채무조정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 7일 “저신용, 저소득 취약계층을 선제 지원하기 위해 정책서민금융 공급 규모를 확대하고 채무조정 지원을 강화하겠다”면서 “정책 서민 금융을 12조원 수준으로 확대하고 최저 신용자 등 취약 계층을 위한 채무조정 지원도 보다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